북한, "금강산 소나무 살려달라"… 산림피해 공동조사 제안

북한이 금강산 일대의 소나무 이상 증상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남북 전문가들의 공동조사를 제안했다. 지난달까지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면서도 우리 정부의 지원 제안에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던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산림 자원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어서 눈길을 끈다. 김 제1위원장은 산림 복구를 올해 역점사업으로 삼고 주민ㆍ군인들을 총동원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통일부의 한 당국자는 28일 "정부가 산림과학원ㆍ수목보호협회 소속 산림전문가들과 현대아산 직원들의 방북 신청을 승인했다"며 "이들은 29~31일 북한 금강산 지역 소나무의 병해충 실태를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금강산개발총국이 지난 15일 현대아산을 통해 공동조사를 제안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금강산 지역 소나무들은 심하게 마르고 갈라지는 증세를 보이고 있으며 남한 지역에 널리 퍼져 있는 재선충병과는 다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이번 공동조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이 파악되면 향후 문제 해결을 위한 추가적인 지원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금강산 지역은 우리가 공동 보호해야 할 유산이고 정부도 남북 산림협력을 제안해왔다"며 "이런 점을 고려해 조사 결과를 보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동조사 역시 남북 산림협력 사업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다만 정부는 보다 광범위한 차원에서의 남북 산림협력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는 게 이 당국자의 설명이다.

이번 공동조사가 2008년 7월 이후 중단된 금강산 관광 재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일각의 기대에 대해 이 당국자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