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상위권, 경제는 중위권, 삶의 질은 하위권.’ 우리나라 국민들의 학비 지출과 학생들의 교육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 중에서도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지만 환경이나 문화생활 등 삶의 질 측면에서는 여전히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시경제 지표는 전년과 비슷한 중상위권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OECD가 8일 발간한 ‘2008년 OECD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 2006년 현재 우리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만3,038달러로 OECD 회원국 가운데 23위를 차지해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도 26개 회원국 가운데 21위로 29개국 중 23위를 기록했던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이밖에 투자율은 2005년 대비 0.3%포인트 하락해 1위에서 밀렸지만 29.0%(3위)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고 가계저축률(7위), 실질GDP 성장률(7위) 등도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풀이됐다. 세계화 정도를 가늠하는 측면에서 보면 GDP 대비 수출입 비중이 42.7%로 전년과 같은 12위를 기록하고 해외직접투자(FDI) 유입액이 크게 늘어나 OECD 순위가 2005년 19위에서 2006년에는 8위로 크게 올라섰다. 다만 서비스 수지는 적자폭이 전년 137억달러 규모에서 188억달러로 확대돼 하위권인 28위에 머물렀다. 실업률(28개국 중 27위), 장기실업자 비율(29개국 중 29위) 등도 최저 수준을 나타냈지만 고용률(20위) 역시 다소 부진했다. 일자리를 찾지 않고 지내는 사람들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얘기이다. 우리나라가 OECD에서 단연 선두를 달린 것은 교육 부문이다. 학생들의 국제학력평가 결과 우리나라 학생들은 읽기에서 선두를 차지했으며 수학과 과학에서도 각각 2위와 5위로 모두 최상위 수준을 기록했다. 25~64세 인구 가운데 고등교육을 받은 비율은 OECD 평균인 26%보다 훨씬 높은 31.6%를 기록, 전년도 10위에서 2006년에는 8위로 순위가 높아졌다. 고등교육에 대한 열기를 반영하듯 국민들의 학비 부담도 단연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GDP 대비 교육기관에 대한 지출 비중은 2004년 현재 7.2%로 비교대상 26개국 가운데 3위를 기록했고, 특히 민간의 학비 지출 비중은 OECD 평균인 0.7%의 4배에 달하는 2.8%로 2005년에 이어 선두를 달렸다. 해마다 지적되는 낮은 ‘삶의 질’ 역시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연평균 근로시간은 2005년 2,354시간보다 3시간 더 늘어난 2,357시간으로 OECD에서 우리 국민들의 근로시간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국가들의 평균 근로시간은 우리나라보다 무려 580시간 적은 1,777시간이었다. 반면 문화여가비 지출은 28개국 가운데 27위였다. 정부 부문을 제외한 가계의 문화여가 지출비중도 GDP 대비 3.7% 수준으로 17개국 가운데 16위에 그쳐 우리 국민들이 아직 문화생활에 돈을 쓸 만한 여유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100만대당 사고발생 건수는 2004년 518건에서 2005년 491건으로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OECD 2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자동차 수는 인구 1,000명당 268대로 전년과 같은 28위에 머물렀다. 21세기 경쟁력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는 에너지나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도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나라의 재생가능에너지 공급비중은 총에너지공급량 대비 1.3%에 그쳐 OECD 평균인 6.5%에 크게 못 미친 것은 물론 30개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년 6위에서 7위로 한계단 내려앉았지만 여전히 OECD 평균(4억3,000만톤)보다 많은 4억5,000만톤가량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