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대통령 방중, 전략적 동반자 내실 다져야

박근혜 대통령이 27일부터 3박4일간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방중기간에 시진핑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리커창 총리, 장더장 국무원 부총리 겸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도 만나 양국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 새 지도부의 핵심 3인방을 모두 만난다는 점에서 지난 1992년 수교 이후 21년간 발전을 거듭해온 한중 관계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좋은 계기다.

이번 방중의 최대 이슈는 북핵 문제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을 두둔해왔지만 최근 북핵에 대해서는 한국ㆍ미국과 공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엔의 대북결의 동참이나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시 주석의 단언이 그것이다. 중국의 시각이 근본적으로 달라지지는 않았겠지만 최소한 이전과 같지는 않다는 점은 분명하다.


박 대통령의 방중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중국과의 파트너십에 신뢰의 기반을 쌓고 힘을 부여한다면 북핵 문제에 한결 수월하게 대응할 수 있다. 하지만 신뢰구축이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는 없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와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이 빛을 보려면 한번의 만남으로 성과를 내려 하기보다 임기 동안 점진적으로 서로 믿음을 쌓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나가는 긴 안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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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중에는 대기업 총수를 포함해 71명에 달하는 사상 최대의 경제사절단도 동행한다. 미국의 출구전략 가시화로 중국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제자리걸음인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과 과학기술을 포함한 양국 간 경제협력에 물꼬를 터 침체에 빠진 우리 경제에 희망의 메시지를 줄 필요가 있다.

박 대통령은 방중의 슬로건을 마음과 믿음을 쌓아가는 여정이라는 뜻의 '심신지여(心信之旅)'로 정했다.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에 신뢰를 부여해 내실화를 다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아무쪼록 한중 정상의 만남이 양국 또는 동남아를 넘어 글로벌 동반자관계로 발전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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