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무역수지 적자기조로 돌아섰나

올들어 적자로 돌아선 무역수지가 갈수록 적자규모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까지 흑자기조를 유지해온 무역수지는 지난 1월 8천7백만 달러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2월에는 적자폭이 3억1천7백만달러로 커졌다. 수출이 그런대로 호조를 보이고 있고 국내 경기가 냉각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처럼 무역적자 확대되고 있는 것은 이라크전쟁 가능성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다. 국제 유가가 한 때 배럴당 40달러까지 근접하는 고유가로 인해 총수입의 25%를 차지하는 에너지지 수입부담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이후 빈부격차 확대와 함께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과소비풍조와 이른바 명품바람 등으로 불요불급한 고가제품 수입이 크게 늘고 있는 것도 중요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고가 외제승용차와 양주 등 고가 소비재 수입이 급증하고 있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현재로선 무역적자가 국제 유가급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인지, 구조적으로 적자기조에 들어선 것인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단기적으로 보면 국제 유가급등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무역수지는 외환위기이후 우리경제 회복과 함께 빠른 속도로 흑자규모가 축소돼 왔다는 사실에 비추어 국제 유가가 안정된다 하더라도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장담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다시 만성적인 적자기조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리경제의 건전한 발전과 대외신인도 유지에 있어서 무역수지 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과도한 흑자기조를 유지할 필요는 없지만 과거처럼 만성적인 적자국으로 전락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특히 여행수지 적자가 갈수록 확대되는 등 서비스수지가 단기간에 개선될 가능성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무역수지마저 적자상태가 지속되면 경상수지는 급속도로 악화될 것이다. 무역수지가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수출경쟁력을 높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수출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나가야 한다. 중국 등의 부상으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산업과 상품에 대한 경쟁력강화대책으로 종합적으로 추진하면서 유망상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과 기술력 제고가 관건이다. 아울러 과도한 불요불급한 수입을 유발하는 과소비풍조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인 보완과 의식개혁을 위한 범정부차원의 대책도 강구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외환위기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경험한 대규모 무역흑자로 인해 무역수지의 중요성을 잊고 자만에 빠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역수지가 더 이상 악화돼서는 안 된다. <최인철기자 miche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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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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