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韓·中·日 바둑 영웅전] 더욱 강화된 흑의 세력

제7보(70~82)


백70으로는 꼭 이렇게 건너붙여야만 하는 것일까. 아마추어들 가운데는 이 수로 참고도1의 백1에 붙여서 백진의 실리를 극대화시키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야말로 아마추어다운 착상이다. 흑이 2로 붙이는 수단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 백이 3에 받으면 흑4가 콤비블로우가 된다. 흑8까지 되고 나면 백이 완벽하게 걸려든 꼴이다. 그러므로 백으로서는 3으로 A에 받을 수밖에 없으며 좌하귀의 실리는 흑에게 내주게 될 것이다. 이러한 연고로 이창호는 실전보의 백70으로 두고 74까지 실리를 알뜰하게 지킨 것이다. 백이 실리는 일단 최대한으로 지키는 데 성공했지만 상대적으로 흑의 외세가 더욱 강화되어 형세는 여전히 흑이 좋아 보인다. 백80은 다소 발이 느려 보이지만 이것이 최선이다. 이 수를 게을리하면 참고도2의 흑1, 3을 허용하게 되는데 이 코스는 하변의 흑진이 너무도 이상적으로 부풀게 되므로 백이 감당하기 어렵다. 이창호는 은인자중하면서 지구전을 꿈꾸고 있다. 백82는 공격의 급소. 이 시점에서 확정지를 살펴보면 백은 좌변이 25집. 상변이 5집, 우하귀가 15집으로 일단 45집이 확정적이다. 흑은 좌상귀 4집. 우상귀가 12집이고 중원은 아직 확정지가 아니다. 그렇다면 이세돌은 지금부터 중원 방향에서 36집 이상을 만들어야만 이긴다. “ 그게 가능할까요?”(홍상희 리포터) “충분히 가능할 겁니다. 빵때림의 위력이 있으니까요”(조한승) 그 위력이 어떻게 집으로 변모하느냐를 감상하는 것이 이 바둑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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