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실효성 있는 근절책 필요한 입찰담합


우연히 중학생의 참고서를 보니 사회과목에 '어떻게 모든 회사의 아이스크림 값이 한꺼번에 오르죠?' 라는 질문과 그에 대한 해설이 나온다. 이를 통해 담합이라는 기업의 부당 경제행위와 이에 따른 피해를 학생들 눈높이에서 설명하고 있다. 심지어 초등학교 고학년 사회 교과서에서도 담합을 다루고 있다.

이렇듯 담합은 기업의 경제활동 설명에 있어 필수 요소가 돼왔으며 그만큼 기업 담합행위가 경제활동의 한 현상으로 일반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기업의 경제활동에 있어 담합을 통한 경제적 이익의 추구가 존재하는 한 담합이 부당한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지속될 수밖에 없다.

최근 건설업체들의 입찰담합 행위가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올 들어서는 그동안 수행돼왔던 국책 대형 건설사업들에서의 담합 사례가 월 1∼2회꼴로 적발되고 있다. 가뜩이나 건설산업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건설산업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더욱 악화시킬 게 분명하다. 담합이 건설업계에 만연된 관행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실제로 건설산업 내 담합, 특히 입찰담합은 지난 20∼30년 동안 끊임없이 지속돼왔으며 이에 대한 처벌도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설산업 내 입찰담합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지금까지 정부 차원의 대책들이 실효성이 없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즉 건설업체들의 담합을 통한 부당한 이익의 추구가 용인될 수 있는 제도적·시스템적인 문제점들이 있었던 것이다. 또한 건설산업 내 입찰담합 근절에 대한 건설업체들의 강력한 자정 노력이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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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설경기 위축에 따라 건설업계 경영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입찰담합 행위에 대한 잇따른 과징금 부과로 산업 전체의 위기가 확대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입찰담합에 대한 처벌이 지나치게 중복적이라든지 과중하다든지 하는 논의가 진행되기도 한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에 따라 정부는 지난 1월 턴키제도 개선방안을 제시하기도 했으나 그동안 공공공사 입찰담합이 지속적으로 사회·경제적인 이슈로 등장해온 만큼 보다 미래지향적인 해법을 찾기를 바란다.

건설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입찰담합 행위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 따라서 그 주체인 정부나 건설업체 모두가 향후 건설산업 내에서 입찰담합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건설산업 내 입찰담합 근절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건설공사 입찰 과정에 있어서 불합리한 요인들을 제거해야 한다. 또 건설업체들의 자정 노력을 유도하는 실효성 있는 대책이 종합적으로 논의돼야 한다.

기업의 경제행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확산하는 담합행위에 대한 설명을 초등학교·중학교 교과서에서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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