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골프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을 주관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의 마이크 데이비스 전무이사의 경고다.
14일 밤(이하 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올림픽 클럽 레이크 코스(파70ㆍ7,170야드)에서 개막되는 제112회 US오픈은 '코스와의 전쟁'으로 불리는 이 대회 전통에 충실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 클럽 레이크 코스는 1955년과 1966년, 1987년, 1998년에 이어 다섯 번째 US오픈 개최지로 선정됐다. 가장 최근인 1998년 리 잰슨(미국)의 우승 스코어인 이븐파 280타가 코스 난이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US오픈 코스로는 전체 길이가 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샷을 하기 거북한 경사지가 많고 한쪽으로 꺾인 홀이 여럿 있으며 크기가 작은 그린은 기울기가 다양하다. 페어웨이의 굴곡은 휘어진 코스에서 그린 공략을 어렵게 한다. 예를 들어 왼쪽으로 휘어지는 샷을 구사해야 하는데 볼은 슬라이스가 나기 쉬운 발보다 낮은 곳에 놓이는 경우 등이다. 좁은 페어웨이와 깊은 러프는 기본이다.
1번홀부터 험난하다. 520야드의 이 파4홀은 원래 파5홀을 변형한 것이다. 스타 플레이어 출신으로 NBC 방송 해설을 맡고 있는 조니 밀러는 "왼쪽의 태평양에서 바람이 불면 평균 4.7타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미칠 정도로 어려운 6번홀까지 3오버파를 기록하더라도 절망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247야드의 3번홀(파3), 498야드의 5번홀(파4), 489야드의 6번홀(파4)은 방어적인 플레이가 필수다.
드라이버로 직접 그린을 공략할 수 있는 7번홀(파4ㆍ288야드)부터 코스는 다소 얌전해진다. 16번홀(파5)은 기량을 시험하는 승부처가 된다. 무려 670야드나 되는 이 홀은 US오픈 역사상 가장 긴 파5홀이다. 긴 데다 왼쪽으로 세 번이나 꺾인 형태이고 그린도 작기 때문에 괴력의 장타자라도 2타 만에 그린에 올리는 일이 거의 불가능하다.
우승 후보로는 살아난 타이거 우즈(37ㆍ미국)와 디펜딩 챔피언 로리 매킬로이(23ㆍ북아일랜드), 세계랭킹 1위 루크 도널드(35ㆍ잉글랜드) 등이 첫 손에 꼽힌다. 지난해 부상으로 불참했던 우즈는 지난 4일 끝난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시즌 두 번째 우승을 거두며 2008년 US오픈 이후 4년째 14승에 멈춘 '메이저 우승 시계'를 다시 작동시키겠다는 각오다. 아직 메이저 우승이 없는 도널드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홈페이지로부터 빼어난 아이언과 쇼트게임 기량으로 우승후보 1순위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이 대회(콩그레셔널CC)에서 메이저 첫 승을 거둔 매킬로이는 직전 대회였던 세인트주드 클래식에서 아쉽게 우승을 놓쳤지만 3개 대회 연속 컷오프의 부진에서 탈출했다. US오픈에서 다섯 차례나 준우승에 그쳤던 필 미컬슨(42ㆍ미국)도 우승 한풀이에 나선다.
1ㆍ2라운드 조 편성도 흥미롭다. 우즈-미컬슨-버바 왓슨, 세계랭킹 1~3위 도널드-매킬로이-리 웨스트우드, 한국인 트리오 최경주-양용은-김경태 등이 이틀 동안 동반 플레이를 펼친다. 한국계 선수는 모두 9명이 출전한다. PGA 투어 멤버 배상문, 위창수, 케빈 나 외에 일본 투어에서 뛰는 박재범ㆍ이동환, PGA 2부 투어에서 활동하는 재미교포 제임스 한이 예선을 거쳐 출전권을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