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중견건설사 주택공급 판도 바뀐다

시평 30∼40위권 내년 분양 사실상 중단<br>하위사, PF대출한도 여유 있어 되레 늘려<br>"순위 변동등 업계 새판짜기 시동" 분석도

중견건설업계에서 신규 주택 공급물량의 ‘역전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미분양 적체 속에서 중상위권 건설업체들이 내년도 신규 분양사업을 망설이고 있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사업이 적었던 일부 건설사는 오히려 공급계획을 늘려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공급물량 확대를 위해 PF대출을 늘려 받았던 일부 중상위 건설사들이 미분양 확산으로 신규 대출이 어렵게 된 반면 상대적으로 사업이 적었던 중하위 건설사들은 대출 가능 금액에 여유가 있어 시행사들의 사업 제안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건설사업 관련 PF대출 규모는 70조원을 넘었고 저축은행 연체율의 경우 14.3%에 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견건설업계에서 새로운 ‘판짜기’가 시작됐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김관수 대한건설협회 건설정보실 부장은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사업실적과 경영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산출된다”며 “신규 사업이 줄어들면 시평순위 역시 그만큼 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특히 최근 3~4년 주택사업으로 몸집을 급격히 불린 시평 30~40위권 업체 상당수가 내년도 신규분양 사업을 사실상 중단할 계획이다. 당장 미분양이 ‘발등에 떨어진 불’인데다 신규 PF대출도 어려워진 탓이다. 시평 30위권 중견건설업체 S사의 한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설령 사업을 하고 싶어도 현재 시행사 지급보증 PF대출만 1조원을 넘어서 (금융권) 신규 대출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40위권의 H사 역시 비슷한 상황으로 H사의 한 임원은 “신규 PF대출이 어려울 것이라는 악성 루머가 돌면서 사업성 없는 토지 개발 제안만 들어오고 있다”며 “검토 중인 사업은 있지만 실제 추진은 비관적”이라고 덧붙였다. W건설 역시 PF협약까지 마친 경기 용인 택지지구 사업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일부 중하위권 건설업체의 경우 극도의 경기침체 속에서도 적극적 경영을 다짐하고 있다. 시평 70위권 L사는 내년에만도 7,000가구 규모의 주택을 공급하기로 잠정 결론을 내린 가운데 TV광고도 새롭게 시작할 계획이다. L사의 한 관계자는 “대형 업체를 제외하면 7,000가구를 공급하는 건설사는 드물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오는 2009년을 도약 원년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중하위권 H사의 한 관계자도 “이미 예정된 공급물량 외에도 3,000가구 정도 추가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금융기관의 대출한도 가능액도 여유가 있어 신규 사업에는 문제가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시행사들 역시 중하위권 건설업체로 발 빠르게 갈아타기를 시도하고 있다. 시행업계의 한 관계자는 “땅이 있어도 시공사인 건설사가 지급보증대출을 해주지 않으면 헛일 아니냐”며 “브랜드 인지도가 낮더라도 금융권에 물린 돈이 적은 업체를 찾아보는 게 낫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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