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가 3년째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든 '불황형 흑자'였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경상수지가 64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2012년 3월 이후 36개월 연속 흑자다. 1989년 세워진 사상 최장 흑자행진(38개월) 기록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지금같이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한 마당에 외화가 국내로 들어온다는 것은 호재다. 그러나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감소한 여파기 때문이다. 2월 상품수출은 406억달러로 전년보다 15.4% 줄어든 반면 수입은 332억7,000만달러로 21.9%나 급감했다. 이에 따라 상품수지가 73억2,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특히 우리 경제 성장엔진인 수출이 흔들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설 연휴 효과를 제하기 위해 1, 2월 수출액을 종합해 보면 859억9,000만달러로 전년보다 12.8%나 줄었다. 감소폭은 1, 2월 기준으로는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9년(-23.9%) 이후 6년래 가장 크다. 수입이 20% 이상 감소한 것도 문제다. 선성인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최근 상황을 보면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도 있겠지만 내수가 위축돼 수입이 안 좋은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수지는 여행수지가 개선되며 전월의 23억8,000만달러 적자에서 20억6,000만달러 적자로 개선됐다. 급료·임금과 투자소득이 포함된 본원소득수지 흑자 규모는 14억달러로 전월(29억달러)보다 줄었다. 배당수입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의 유출초(자본이 국외로 나간 것) 규모는 55억4,000만달러로 1월의 82억4,000만달러보다 축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