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해보고, 또 저렇게 해봐도 슬라이스만, 또는 훅만 나는 사람이 있다. 아무리 스윙을 고쳐봐도 효과가 없다면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체형을 한번 살펴보라. 배가 나왔는지, 등이 굽었는지, 팔이 긴지 혹은 짧은지 찬찬히 보자. 왜냐하면 체형은 스윙폼 뿐만 아니라 때로는 구질을 결정짓기 때문이다.체형이 구질을 결정짓는 과정은 간단하다. 몸의 생김새에 따라 어드레스때 클럽이 땅에 놓이는 형태, 그러니까 클럽의 라이(샤프트와 지면이 이루는 각도)가 달라질 수 있는데 바로 이 때문에 볼이 날아가는 방향이 틀어지는 것이다.
배가 많이 나오거나 팔이 짧은 사람은 아무래도 상체를 숙이거나 팔을 몸쪽으로 붙여 어드레스 하기가 힘들고 따라서 손위치가 높아지면서 클럽이 땅에 놓이는 형태를 보면 헤드의 힐쪽(뒷부분)이 약간 들리게 된다. 키가 큰 사람이 팔을 몸에 바짝 붙여 어드레스 할 경우도 이런 현상이 생긴다.
반대로 마른 사람이나 등이 굽은 사람, 어드레스때 지나치게 상체를 숙이는 사람은 손위치가 낮아지면서 헤드의 토우쪽(앞쪽)이 들린다.
이렇게 어느 한부분이 들리면 일단 볼이 엇나갈 확률이 높다.
들린 부분이 땅에 닿은 부분보다 먼저 목표쪽으로 빠지면서 클럽페이스 면에 열리거나 닫혀 맞기 때문이다. 힐이 들리면 볼이 토우쪽에 맞으면서 클럽이 열려 슬라이스가 잦고, 토우가 들리면 반대로 훅이 많이 나는 것이다.
『뭐 조금 들린다고 얼마나 엇나가겠어』했다가는 큰 코 다친다.
파 3홀에서 9번 아이언으로 티 샷을 할 때 토우가 4도 정도 들렸다면 110야드앞에서 볼은 목표보다 6.6㎙정도 왼쪽에 떨어진다. 여지없는 그린미스, 버디로 동반자들 기죽일 꿈은 물거품이 되는 것이다.
어드레스때는 정상이지만 정작 임팩트때 일어서거나 주저앉아서 힐이나 토우가 들리는 사람도 있다. 자신의 스타일을 파악하고 싶다면 클럽 바닥면에 종이테이프를 붙인뒤 연습장의 까만 고무매트위에 볼을 놓고 쳐보라. 검은 흔적이 어느쪽에 더 많은가를 보면 임팩트때 헤드가 힐 업인지, 토우 업인지 또는 스트레이트인지 알 수 있다.
자신을 파악한뒤 어드레스를 바꿔봐도 도저히 힐 업 또는 토우 업현상을 고칠 수 없다면 더이상 고민하지 말라. 클럽메이커에게 가서 골프채의 라이를 교정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