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600만 유커, 한국 풍속도 바꾼다

국경절 16만명 방한 예상

관광업서 유통·패션까지 차이나풍으로 일제 도배

中 정책변화 땐 썰물 우려… 맞춤상품 발굴 등 대비를


유커(중국인 관광객)가 한국의 풍속도를 바꾸고 있다. 몰려오는 유커를 잡기 위해 관광업은 기본이고 의류·화장품 등 유통·패션 매장이 차이나풍으로 도배되는 것은 물론 마케팅 조직 및 방식 자체도 변화하고 있다. 1일 시작된 중국 최대명절 국경절 기간에만도 16만명의 유커가 한국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는 전년보다 38% 늘어난 600만 유커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유커가 급증하며 지난해 처음으로 방한 중국인 수가 방중 한국인 수를 앞질렀다.

중국 국경절 연휴 첫날인 1일 오후 이랜드의 캐주얼 브랜드 티니위니 서울 명동 2호점. 매장이 공식 오픈하기 전이지만 입소문으로 임시운영 소식을 접한 중국인이 삼삼오오 매장으로 들어왔다. 이들의 발길을 멈춰 세운 상품은 2층의 골드베어 라인. 이랜드가 금색을 좋아하는 중국인을 겨냥해 특별히 개발한 것으로 명동 2호점을 통해 첫선을 보였다. 이수원 티니위니 브랜드장은 "명동 2호점은 인테리어에서 디스플레이·상품구성까지 철저히 유커만을 위한 매장"이라며 "유커 파워에 힘입어 명동 1호점의 월평균 매출액이 10억원을 넘어 2호점을 열게 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마스크팩 전문 브랜드인 '로열스킨' 명동 중앙점. 매장에 들어서자 브랜드의 상징인 커다란 금색 왕관이 눈에 들어온다. 각 상품 진열대에는 중국어 설명문이 붙어 있다. 회사원 이유정(28)씨는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내가 마치 이방인이 된 느낌이었다"라며 "중국 현지 화장품가게에 와 있다고 착각할 정도"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편의점 CU는 모든 점포에 중국어 안내 계산대를 설치했으며 롯데백화점은 중국인 마케팅 전담부서를 신설했다. 특히 명동의 경우 상당수 매장 인테리어를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붉은색·금색으로 바꾸고 9,900원·9만9,000원 대신 중국인이 재물복이 온다며 좋아하는 숫자 8을 넣어 8,800원·8만8,000원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중국인 젊은 층이 선호하는 곰 캐릭터를 활용하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유커 특수를 마냥 즐길 게 아니라 중국 정부의 내수 강화, 세제 등 규제정책 변화, 경기변동으로 유커가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 있는 만큼 신중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실제 지난해 10월 저가 패키지를 금지하는 관광법 시행으로 단체관광객이 급감한 바 있다. 이미 중국은 일당지배인 공산당 지도부의 중장기 발전계획에 따라 수출 주도에서 내수 중심으로 경제발전 방식 전환을 천명했고 이에 맞춰 명품·의류 등 소비재 상품의 내수 활성화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1980년대까지 전국에서 볼 수 있었던 일본 관광객이 이후 자국 경기변동으로 썰물처럼 빠져나간 경험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정책과 경기변동에 민감한 단순한 쇼핑관광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한국적 문화관광 상품을 발굴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최경은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인들의 해외관광이 늘어나고 수요도 세분화ㆍ다층화되는 점을 감안해 맞춤형 특화 문화관광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수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