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제3차 국공합작

이재용 기자<국제부>

지난 4월29일. 중국에서는 또 하나의 역사적 사건이 일어났다. 중국 공산당과 대만 국민당 지도자가 60년만에 손을 잡은 것.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공산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과 롄잔(連戰) 대만 국민당 주석은 이날 베이징에서 화해의 악수를 나눴다. 이른바 ‘제3차 국공합작(國共合作)’이다. 양당은 중국 공산당이 창당한 후부터 대륙이 공산화될 때까지 서로 피를 흘리며 싸운 원수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실로 대단한 사건이다. 공산당과 국민당은 이전에도 두 차례 손을 잡은 적이 있다. 하지만 결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 ‘동상이몽(同床異夢)’ 때문이다. ‘군벌과 제국주의 타도’라는 기치 아래 이뤄진 1차 국공합작 당시 국민당은 군벌 타도, 공산당은 세력 확장이라는 각각의 목표가 있었다. 일본 침략에 맞선 2차 국공합작은 일제 패망과 동시에 국공내전으로 180도 성격이 변했다. 비록 위기상황에서 손을 잡았지만 궁극의 목표는 상대방을 짓밟고 대륙의 패권을 차지하는 것이었다. 불행히도 이번 3차 국공합작 역시 이전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겉으로는 양안관계 진전을 외치지만 양당의 노림수가 서로 다른 데 있기 때문이다. 공산당이 대만 독립을 추구하는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을 고립시키기 위해 야당인 국민당을 끌어들였다는 평가다. 국민당 입장에서는 국공합작을 차기 총통선거를 염두에 둔 정치적 돌파구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결국 이번 국공합작도 양당의 이해관계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3차 국공합작의 성과에 의문을 품게 만드는 요인이다. 중국의 세 차례에 걸친 국공합작은 남과 북으로 갈린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로 통일을 위한 과정에 정치적 이해득실이나 노림수가 끼어들어서는 안된다. 통일은 결코 정치적 이벤트일 수 없다. 후진타오 총서기와 롄잔 주석이 양안 평화를 위해 손을 잡고 환하게 웃는 얼굴에서 좀처럼 진실된 모습을 발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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