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확대에 따른 대외 순부채 누증으로 국제금융시장의 취약성이 가중되면서 예기치 않은 충격이 급격한 세계경제 불균형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한국은행이 경고했다. 특히 이 같은 급격한 불균형은 달러화 급락과 국제금융시장 불안, 글로벌 경기 둔화 등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은은 3일 펴낸 ‘세계경제 불균형의 재확대 가능성과 리스크’ 보고서에서 세계경제 불균형 조정은 장기간에 걸쳐 완만하게 이뤄질 것이라는 견해가 일반적이나 불균형 조정이 지연되다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러 일시에 진행되는 급격한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 등 경상수지 적자 국가들의 수지 합계를 기준으로 한 글로벌 불균형 규모는 지난 1995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이었으나 2006년에는 3%로 확대됐다. 지난해 이후에는 달러화 약세로 글로벌 불균형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미 경상수지 적자가 완만하게 감소해 세계경제의 불균형이 다소 완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미국의 높은 소비성향과 공산품 수입 의존도, 재정적자 등 불균형의 근본 원인에는 뚜렷한 변화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고 재정적자 또한 단기적으로는 경기둔화, 장기적으로는 노령화 등에 따른 사회보장 비용 증가 등으로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서에서는 분석됐다. 실제로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GDP 대비 대외 순부채 규모가 오는 2015년 55%에서 장기적으로 85%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처럼 미국의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 및 대외부채를 지탱해온 여건에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와 같은 변화 조짐이 나타나면서 미국의 부채상환 능력에 대한 불안심리가 확산돼 달러자산 수요가 빠르게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또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 확대로 국제투자가들의 투자 다변화가 가속돼 대미 자금유입이 축소되고 이는 다시 달러 약세 심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위험성도 높은 상황이다. 보고서는 이러한 불균형의 급격한 조정으로 달러 급락 등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가중될 경우 주가하락과 신용경색, 국제자금흐름 위축 등으로 전세계 실물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험적으로도 1960~2006년 중 선진국의 불균형 조정이 총 42차례나 이뤄지는 과정에서 매번 세계경제 성장률이 평균 1.4%포인트씩 낮아지고 통화가치는 12% 정도 절하됐다. 보고서는 따라서 글로벌 불균형의 급격한 조정 가능성에 대비해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경제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