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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더위를 피해 산이나 바다 등으로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휴가는 업무 부담과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모처럼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하지만 너무 무리하게 휴가를 보낼 경우 온몸이 욱신욱신하고 피로감이 몰려오는 등 후유증도 만만찮다. 휴가후유증을 제대로 예방하지 못하면 재충전은커녕 오히려 피로를 가중시킬 수 있다.
휴가후유증에서 벗어나 일상 업무에 빨리 적응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휴가후유증이 생기는 가장 큰 원인은 수면주기와 호르몬체계 등 생활습관 변화에 따른 생체리듬의 불균형이다. 피곤하다고 장시간 수면을 취할 경우 오히려 생체리듬이 깨지고 피로감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잠은 하루 7~8시간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휴가 후 많은 사람들이 호소하는 증상 중 하나가 척추피로증후군이다. 척추피로증후군이란 장시간 비행기나 차량 이동으로 인해 척추에 피로가 쌓이는 증상을 말한다. 온몸이 욱신거리고 목ㆍ어깨ㆍ허리 등에 통증이 나타난다.
비행기를 탔을 때 뿐만 아니라 차를 장시간 타는 경우에도 생길 수 있다. 운전자의 경우 장시간 한 자세로 운전하면서 휴가 후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휴가로 인한 피로 누적과 근육통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여행 후 완충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최소 휴가가 끝나는 1~2일 전에는 집으로 돌아와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후유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때 휴식을 취한다며 하루종일 잠을 자거나 누워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오히려 피로를 가중시킬 수 있으므로 장시간 비행과 자동차를 탄 뒤 수면시간은 평소보다 1~2시간 정도만 늘리는 것이 좋다. 적당한 휴식은 긴장된 근육이 이완되는 효과가 있지만 지나친 휴식으로 고정된 자세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오히려 척추가 딱딱하게 경직돼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최봉춘 세연통증클리닉 원장은 "장시간의 운전으로 몸이 경직돼 있다면 틈틈이 스트레칭으로 척추 주변의 인대와 경직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으며 뜨거운 물수건이나 따뜻한 물로 마사지를 하거나 욕조에 몸을 담그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휴가기간에 수영이나 격렬한 레포츠를 즐기면서 팔과 다리 근육은 미세한 손상이 생기고 피로물질이 축적된다. 일반적으로 24∼48시간 안에 근육통이 발생하는데 이 근육 속 피로물질이 제거돼야 피로감도 사라진다. 그런데 장시간 한 자세로 앉아 있으면 혈액이 침체되고 부종이 쉽게 풀리지 않아 근육통을 지연시킨다.
최 원장은 "짧은 휴식은 근육이 이완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오랜 시간 잠을 자거나 누워있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오히려 다시 척추 주변의 근육을 경직시켜 유연성을 떨어뜨리고 통증에 민감해진다"며 "근육통을 풀기 위해서는 냉온욕을 해주면 좋다"고 당부했다. 냉온욕을 할 때는 너무 더운물이나 차가운 물은 피하고 40도 정도의 물에서 10∼15분 간 온욕을 한 뒤, 1∼2분 정도 냉욕을 하며 이 과정을 2∼3회 정도 반복한다.
가벼운 산책도 척추근육을 풀어주는 데 효과적이다. 걷기는 발바닥을 자극해 온몸의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굳어져 있던 척추의 정렬을 바로잡아주는 효과가 있다. 약 30분 정도 약간 빠른 걸음으로 걷는 것이 좋다.
휴가 후 스트레칭은 척추 피로를 완화하는 기본적인 방법 중 하나다. 인대와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기혈순환을 촉진해 몸의 기운을 되찾아주는 데 도움이 된다. 또 관절에 체중이 지나치게 실리거나 충격이 가지 않도록 한번에 하기보다 조금씩 몇 번에 걸쳐 나눠 하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을 하다가 피로하거나 어지럽다면, 반드시 운동을 중단하고 증상이 회복된 뒤 다시 진행하도록 한다.
휴가철 무리하다 보면 입안에 혓바늘이 돋거나 허는 증상이 생기는 것을 자주 경험한다.
사람의 입 속은 따뜻한 온도에 끊임없는 영양분이 공급돼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번식하기 쉬운 공간이다. 약 500여개의 세균이 입 속에 존재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강 안이 깨끗하고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침 덕분이다. 침은 면역글로불린이라는 항균물질을 갖고 있어 입 속의 무수한 세균을 멸균시킨다.
평소 건강할 때에는 침의 멸균작용이 정상적이나, 몸이 피로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침의 양은 매우 줄어든다. 피로를 느끼면 얼굴 근육이 수축되면서 그 안에 있는 혈관과 침샘이 압박을 받아 혈액공급이 원활하게 되지 않는다. 이로 인해 침이 줄어들면서 살균작용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되고 바이러스와 세균이 입 속에 빠르게 증식하며 구내염, 흔히 말하는 입병이 생기게 된다.
구내염은 세균 혹은 바이러스에 감염돼 구강과 관련된 부위에 생기는 염증을 뜻한다. 즉 입술과 입안, 혀에 생기는 염증을 모두 포함하며 가장 흔하게 '아프타성 구내염'과 '헤르페스성 구내염'으로 나타난다.
전양현 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아프타성 구내염은 입안에 작은 궤양이 생기는 것으로 우리가 흔히 말하는 혓바늘도 아프타성 구내염에 속한다"며 "면역체계 이상이나 세균과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하며 뜨거운 음식과 구강 내 상처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프타성 구내염은 대부분 1~2주일 정도 푹 쉬면 자연 치유되며 통증이 심하면 국소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면 도움된다. 또 특정 부위의 궤양이 3주 이상 지속되거나 궤양의 지름이 1㎝ 이상으로 커지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헤르페스성 구내염은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입 주변에 발생하는데 작은 물집이 여러 개 생기고 통증이 심하며 물집에 많은 바이러스가 있어 전염성도 강하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국소 진통제를 발라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으며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이므로 항바이러스제를 이용하면 금방 낫는다.
전양현 교수는 "일단 구내염이 발생하면 입안 탈수를 일으키는 커피나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는 피하고 수분과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며 "잠을 푹 자는 등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평소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생활로 면역력을 기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휴가기간 불규칙해진 수면시간으로 인해 졸음이 온다고 해서 커피나 드링크 제품, 각성제, 탄산음료를 마시면 중추신경이 자극돼 피로감만 더하고 잠을 제대로 못 자게 된다. 따라서 물을 간간이 마셔 수분을 보충하거나 마테ㆍ페퍼민트ㆍ캐모마일 같은 허브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단백질과 비타민이다. 이들 영양소는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원기회복에 도움이 된다. 적정량의 육류와 함께 채소와 야채를 듬뿍 섭취한다. 싱싱한 제철과일인 수박ㆍ참외ㆍ복숭아ㆍ자두 등도 많이 챙겨 먹는다. 과일에는 비타민이 많이 들어 있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휴가기간 중 과음ㆍ과식은 피하고 출근 후 일주일 정도는 술자리나 저녁회식은 피해 신체리듬을 정상으로 돌려주는 것이 좋다. 출근하는 날 아침에는 가벼운 맨손체조를 하고 일하는 도중에도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 긴장된 근육을 풀어준다. 점심식사 후 햇볕을 쬐면서 가볍게 산책하는 것도 휴가후유증 극복에 좋다. 하루에 20~30분, 일주일에 3~4회 조깅이나 수영을 하면 피로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휴가후유증이 2주 이상 지속되고 온몸이 무기력해지거나 아프면 다른 병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