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코스닥 강세를 이끌어온 게임·핀테크·헬스케어 관련주들의 실적 발표가 본격화되면서 코스닥 열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실적이 시장의 예상치에 못 미치면 주가가 당분간 조정 받을 수 있다"면서도 "상장사들의 지난해 4·4분기 실적이 예년보다 나쁘지 않고 예상치와 실제 실적 간 차이도 줄어들고 있어 실적 우려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바일 게임업체 '대장주'인 컴투스(078340)는 10일 지난해 4·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459% 증가한 36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19% 증가한 837억원, 당기순이익은 270% 늘어난 23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컴투스는 큰 폭의 실적개선에도 불구하고 시장 예상치(420억원)를 밑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실적발표 직후 주가가 약세를 보였지만 곧바로 상승 반전해 전날 대비 3.26% 증가한 18만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주부터 코스닥 실적 발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컴투스가 주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실적 우려가 코스닥 열기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실적 발표를 시작한 게임주에 이어 핀테크와 헬스케어 등 연초 코스닥 상승 랠리를 이끈 대표 업종들의 실적개선이 확인되면 코스닥 열기가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코스닥 대장주이자 정부의 핀테크 육성책 대표 수혜주인 다음카카오(035720)는 오는 12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다음카카오의 지난해 4·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1% 늘어난 648억원으로 추정된다.
황성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캐시카우인 카카오 게임 하기와 더불어 광고 매출도 본격화되고 있다"며 "특히 압도적인 트래픽을 바탕으로 올해는 카카오페이 등 신규 사업의 수익성도 가시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스닥 상승 랠리의 또 다른 주역인 헬스케어 관련주의 실적 전망도 밝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있는 의료 업체 10곳의 지난해 4·4분기 영업이익 합산 추정치는 5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메디톡스(086900)의 지난해 4·4분기 실적이 시장 추정치를 밑돈 이유는 차세대 제품에 대한 기술료가 매출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올 1·4분기부터는 신규 매출이 본격적으로 반영돼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메디톡스의 목표주가도 기존 44만원에서 48만원으로 높였다.
코스닥 과열 징후로 지적되고 있는 신용융자 잔액 증가가 오히려 코스닥 상승세를 뒷받침해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사상 최대 수준인 2조9,000억원대로 늘었지만 절대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이자비용"이라며 "금리하락으로 이자비용이 많지 않아 현재 신용거래융자 이자비용(국채 3년물 금리 기준)은 지난해 최고치인 646억원보다 적은 580억원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앞으로 기준금리가 추가 하락하면 이자비용 감소로 신용융자 규모는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며 "단기간 저금리 기조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보면 코스닥의 중장기 강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