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7년3개월 만에 870원대로 주저앉았다. 외환당국은 지난 10월 말 900원대가 깨진 뒤 속절 없이 떨어지는 하락세만 예의주시(?)할 뿐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14일 국내외환시장에서 원ㆍ엔 환율은 지난주 말 종가보다 100엔당 5원30전 하락한 879원14전에 마감했다. 원ㆍ엔 환율이 870원대를 기록한 것은 98년 8월5일(875원90전) 이후 7년3개월 만이다.
이날 원ㆍ엔 환율이 하락세를 보인 것은 엔화가 달러에 대해 보합세를 나타낸 반면 원화는 달러에 대해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엔ㆍ달러 환율은 지난주 말과 비슷한 118.04엔을 나타냈지만 원ㆍ달러 환율은 3원60전 떨어진 1,037원80전으로 마감해 원ㆍ엔 하락세를 심화시켰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지난달 말 원ㆍ엔 환율 900원대가 무너질 때만 해도 당국의 개입 등으로 곧 복귀할 것으로 봤는데 현재는 890원선 복귀 기대감도 없어진 상태”라며 “원ㆍ엔 880원선이 붕괴되면 지지선을 찾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환당국은 1일부터 풀린 론스타에 대한 외환은행 지분매각 제한 등 M&A재료가 원ㆍ엔 환율 급락세를 방어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