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정윤회-박지만 암투설 베일 벗겨지나

朴 16일께 검찰 출석… 靑문건 유출 수사는 법리적용 힘들고 핵심인물 자살로 난관

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의 한 축이자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56) EG 회장이 이번 주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기로 하면서 국정개입 의혹의 발단이 된 '정윤회-박지만 권력암투설'의 진상이 드러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박 회장에게 이번 주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고 14일 밝혔다. 박 회장은 16일께 검찰에 나오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 회장을 불러 우선 비선 실세의 국정개입 의혹이 담긴 청와대 문건을 받아보게 된 배경과 구체적인 입수 경로를 확인할 방침이다. 박 회장은 지난 5월 세계일보 기자로부터 청와대로부터 유출된 문건 100여 건을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정윤회-박지만 권력암투설의 실체도 들여다 볼 계획이다. 검찰은 이를 위해 필요할 경우 박 회장과 정씨의 대질 신문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것으로 보이는 정씨와 박 회장의 권력암투설의 실체를 확인해야 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 전반의 사실관계를 명확히 재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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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정씨와 박 회장은 박 대통령의 정치 입문 이전부터 불편한 사이였다는 게 여러 정치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박 회장은 박 대통령의 젊은 시절 멘토로 알려진 고(故) 최태민 목사와 최 목사의 사위인 정씨에 대해 기본적으로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은 1990년 노태우 당시 대통령에게 "최 목사가 육영재단을 전횡하고 있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보내기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친인척을 엄격히 관리하기 위해 박 회장도 멀리하고 박 회장 측근으로 불리던 공직자들도 하나둘 옷을 벗기 시작했는데 박 회장은 이 과정에서 정씨가 개입한 것 같다는 취지의 말을 지인에게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3월 '정씨가 사람을 시켜 박 회장을 미행했다'는 한 언론의 보도가 나온 이후 두 사람의 갈등은 더 깊어졌다. 현재 외부에 유출된 청와대 문건에는 '정씨가 청와대 관계자와 국정 개입을 도모한다'는 외에도 박 회장의 지인 비리 등에 관한 내용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역시 두 사람의 파워게임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 많다.

검찰은 정씨와 이 비서관 등 '십상시'로 지목된 청와대 비서진들의 통화기록과 기지국 사용내역 등에 대한 분석작업을 모두 마치고 이날 이재만 비서관을 소환했다. 통화기록 등 분석 결과 비밀회동은 없었다고 최종 결론을 내고 이 비서관에게 이런 사실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서 유출 경로에 관한 수사는 핵심 피의자인 서울경찰청 정보1분실 소속 최모 경위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난관에 봉착했다. 최 경위는 검찰이 자신을 문건 유출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압박하자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13일 자신의 승용차에서 목숨을 끊었다. 유출된 문건이 '찌라시' 수준의 동향 보고임이 밝혀지면서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를 적용하기가 어려워진 점도 검찰 수사의 발목을 잡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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