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하늘길이 불안하다

天災에 지정학적 리스크<br>올 민항기 사고 11건 644명 숨져 … 사망자 2010년 이후 가장 많아

ICAO·IATA 등 내주 캐나다서 분쟁지역 상공 안전 대책 회의


대규모 인명피해를 낳은 항공기 추락사고가 하루가 멀다 하고 발생하면서 항공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악천후 같은 천재(天災) 외에 최근에는 지역분쟁으로 인한 인재(人災)가 항공안전에 가장 큰 위험요인으로 대두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 국제 항공컨설팅사인 어센드의 자료를 인용해 전세계적으로 올해 11건의 민항기 사고로 644명이 희생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2011년의 943명 이후 최대치로 지난 10년 평균 사망자 수 376명의 두 배에 달한다.

군용기나 화물기 등을 포함한 전체 항공사고까지 포함하면 희생자는 더 늘어난다. 항공기사고기록기구(The Bureau of Aircraft Accidents Archives) 통계에 따르면 올해 항공사고 사망자 수는 991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3월 이후 대형 항공사고가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3월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MH370) 실종으로 탑승자 239명 전원의 행방을 알 수 없게 됐으며 17일에는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MH17편이 우크라이나 분쟁지역에서 미사일에 격추돼 298명이 사망했다. 23일에는 대만 푸싱항공 소속 GE-22 항공기가 악천후 속에서 비상착륙을 시도하다 47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했으며 다음날인 24일에는 116명을 태운 알제리 여객기가 아프리카 말리에서 연락이 끊긴 뒤 추락했다. 최근 8일 동안 3건의 사고로 461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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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항공안전을 위협하는 원인으로 예기치 못한 악천후 외에 분쟁과 내전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등장하면서 이에 대한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에미리트항공과 루프트한자항공은 지역분쟁으로 인한 위험증대 문제에 항공업계가 공동으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이들은 규모가 작은 항공사나 국가들이 위험지역에 대한 정보접근이 제한되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유엔 산하 항공전문기구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와 IATA 등이 다음주 중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분쟁지역 상공의 안전과 관련해 긴급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그러나 개별국가의 이익과 군사정보 보안 등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국제법적으로 권한이 없는 ICAO가 분쟁지역에 안전경보 발령 등과 같은 실효성 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최근 공항 인근 미사일 포격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이스라엘 공항 운항금지 결정을 내렸다가 이스라엘 측의 강력한 항의로 철회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 여객기 사고가 집중적으로 터지면서 항공사고에 대한 체감불안도는 급증했지만 그동안 늘어난 전체 항공기 운항 수를 고려하면 항공안전도는 꾸준히 개선돼왔다는 게 전문기관들의 분석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 따르면 2009년 항공기 사고 확률을 130만분의1이었으며 2012년에는 480만분의1, 2013년에는 240만분의1 수준에 불과하다. 희생자 수 역시 1980~1990년대에는 한해에 1,000명 이상 사망하는 경우도 많았다.

안전의식 제고, 안전 관련 첨단장비 발달 및 안전규정이 지난 수십년간 강화된 것이 전반적인 항공안전 개선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폴 헤이스 어센드 이사는 "실제로는 장기적으로 항공기 안전이 개선돼왔으며 이에 따라 사고건수도 감소해왔다"고 분석했다. 칼 로첼 항공안전 전문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확률적으로 보면 항공기 탑승 이후보다 공항으로 가는 길이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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