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동 금융시장도 위태위태

사우디 폭락에 쿠웨이트와 UAE까지


올 들어 2개월 가까이 아랍권 전역을 휩쓸고 있는 반정부 시위의 물결로 중동 지역의 금융시장이 크게 동요하고 있다.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인 투자자들은 시장 탈출에 급급한 상황이어서 중동 금융시장도 새로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중동 금융시장의 동요는 이 지역 최대의 주식시장을 보유한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고 있다. 사우디 타다울지수는 올 들어 지난 2일까지 20.3% 급락해 지난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가 부도위험을 반영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올 초 75bp(1bp=0.01%)에서 현재 138bp로 폭등했다. 사우디 증시의 폭락으로 현재 특별한 정치적 혼란이 없는 쿠웨이트와 카타르, 두바이 등의 주식시장까지 올 들어 두 자리수의 폭락 세를 보이고 있다. 반정부 시위가 거센 바레인의 경우 CDS 프리미엄이 올 들어 175bp에서 313bp로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동 금융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사우디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대거 돈을 빼내고 있다”며 시장동요의 원인을 설명했다. 외국인 투자자들도 중동 지역에 대한 흥미를 잃은 것 같다고 FT는 덧붙였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사이드 히르쉬 이코노미스트는 “(사우디의) 경제 펀더멘털이 탄탄한 데도 단지 불안감 때문에 시장이 이 정도로 나빠졌다는 게 놀랍기만 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중동 금융시장의 혼란이 경제가 아닌 정치적 요인 때문이므로 향후 이 지역에서의 반정부 시위 추세가 시장에 핵심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앤 와이먼 노무라 증권 중동부문 대표는 “바레인의 정치적 상황이 어떻게 변할 지가 (시장에) 매우 중요하다”며 “만약 사우디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다면 투자자들은 정말로 크게 걱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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