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완전히 꺾인 '힐러리 대세론'

'대선 풍향계' 뉴햄프셔·아이오와서 샌더스에 역전 허용

대선 가상대결서도 트럼프와 박빙


미국의 유력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지지율이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면서 이른바 '힐러리 대세론'이 완전히 무너지고 있다.

13일(현지시간) CBS뉴스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 버니 샌더스(버몬트·무소속) 상원의원이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아이오와·뉴햄프셔주 등 경선 초반 판세를 좌우하는 스윙스테이트(경합주)에서 두 자릿수 이상 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3~10일 CBS가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아이오와주에서 샌더스 의원은 43%로 클린턴 전 장관을 10%포인트 앞섰다. 특히 뉴햄프셔주에서는 52%의 지지율로 30%에 그친 클린턴 전 장관을 22%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클린턴 전 장관이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이들 지역에서 역전을 허용한 데 그치고 않고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면서 힐러리 캠프에는 초비상이 걸렸다. 퀴니피액대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8일까지 아이오와주 민주당원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는 클린턴 전 장관이 40%를 얻어 샌더스 후보(41%)와의 지지율 격차가 1%포인트에 불과했다. 최근 클린턴 전 장관이 국무장관 재직시절의 개인 e메일 사용에 대해 사과했는데도 '거만한 귀족' '거짓말을 일삼는 워싱턴의 낡은 정치인'이라는 이미지와 맞물려 당원들의 반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2008년 경선 때도 '대세론'을 내세우다가 첫 코커스가 열린 아이오와주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후보에게 일격을 당하면서 중도 하차하는 악몽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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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의 지지율은 초반 경합주는 물론 미 전역에서도 급락 추세다. 이날 로이터는 7~11일 여론조사 업체 입소스와 공동으로 민주당원 대상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클린턴 전 장관은 39%의 지지율을 얻었다고 전했다. 샌더스 의원(31%)과의 격차는 8%포인트에 불과했다. 힐러리가 대선 출마 선언 이후 한 자릿수의 추격을 허용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힐러리의 지지율은 불과 1주일전 만 해도 같은 조사에서 45%를 기록했다.

더구나 클린턴 전 장관은 최대 무기였던 '본선 경쟁력'까지 의심받고 있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주 ABC뉴스와 함께 '오늘이 미국 대선이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는가'라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46%, 공화당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43%를 각각 얻어 오차범위 내 승부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클린턴 전 장관은 과거보다 민주당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줄어든 반면 트럼프는 공화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 조사 결과는 '등록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며 등록·비등록을 구분하지 않은 모든 성인 유권자 대상 조사에서는 클린턴 전 장관이 51%의 지지를 얻어 39%에 그친 트럼프를 크게 앞섰다. 히스패닉계 유권자 조사에서는 클린턴 전 장관이 69%, 트럼프가 21%로 큰 격차를 보였다. 트럼프의 히스패닉계 비하 발언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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