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9월 23일] 끝없는 테마 찾기 경쟁

"테마로 묶지 않으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눈길을 끌 수 없습니다." "테마주들이 왜 그렇게 많으냐"고 질문하자 증권사 스몰캡(중소형주) 담당자는 이렇게 답했다.실적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그 기업을 PR 하려면 앞으로의 기대감을 높여야 하는데 테마는 좋은 수단이라는 얘기다. 그래서'4대강'에 이어 '자전거' '철도'등으로 테마가 줄줄이 이어진다. 녹색교통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강한 만큼 앞으로 철도산업이 뜰 것이고 이는 관련부품을 공급하는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다. 바이오 업종에서도 테마의 세포분열 현상이 끝없이 이어진다. 줄기세포에 이어 신종플루, 바이오시밀러 등으로 새로운 테마가 등장한다. 줄기세포나 신종플루 관련주가가 한때 급등했다가 어느 정도 빠진 상황인 만큼 이제는 바이오시밀러 종목을 미리 사놓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장기적인 산업전망은 관련기업이나 분야로 자금이나 기술ㆍ인력을 이동하도록 유도한다. 하지만 최근의 테마 찾기는 이런 식으로는 해석하기 어렵다. 앞서 자전거나 신종플루 테마로 묶였던 종목들은 단기급등했지만 현재 주가수준은 고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테마를 찾고 말하는 애널리스트나 혹 다른 전문가들이 꼭 투기를 부추긴다고는 할 수 없다. 기업이나 업종, 산업 전망을 누구보다 먼저 성실히 설명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를 악용하는 일부 전문투기꾼들이 나쁘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모두들 자기가 주장하고 투자하는 테마에는 '새로운 성장동력' 또는 '장기적인 성장잠재력 확보'등으로 그럴듯한 말을 붙인다. 이런 기대가 반드시 터무니없다고 할 수도 없다. 신기술 개발 또는 정부의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로 불과 수개월 만에 주가가 몇 배 이상으로 뛰어오르는 경우도 많다. 혹자는 삼성전자나 NHN 같은 사례를 말하며 스스로의 주장을 합리화한다. 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의 경우가 훨씬 많다는 지적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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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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