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11일 서울 정부종합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통해 "남북 당국회담이 12~13일 서울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북측에서 우리 측 수석대표의 격을 문제 삼으며 대표단 파견을 보류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우리 측은 김남식 통일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대표단을 구성했으며 북측은 강지영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국장을 대표단 단장으로 내세웠다.
김 대변인은 이에 대해 "우리 측은 실무접촉에서 권한과 책임이 있는 당국자로 우리의 통일부 장관에 상응하는 수석대표가 나와야 함을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권한과 책임을 인정하기 어려운 인사를 장관급이라 통보해왔다"며 "오히려 우리 측에 부당한 주장을 철회하는 조건에서만 회담에 나올 것이라고 했다"며 북측의 무성의한 태도를 비난했다. 실제 북한은 우리 측이 수석대표를 차관급으로 교체한 것에 대해 "남북당국회담에 대한 우롱이고 실무접촉 합의에 대한 왜곡으로써 엄중한 도발로 간주하고 회담 무산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 책임"이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북한이) 남북문제를 책임지고 해결할 수 있는 통일부 차관의 격을 문제 삼아 대화까지 거부하는 것은 사리에 전혀 맞지 않다"며 "북한은 지금이라도 남북 당국회담에 나오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또한 북측의 몽니로 이번 대화가 결렬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새 정부 들어와서 첫 남북 간 대화라면 서로 존중을 하면서 진지함과 진정성을 갖고 회담에 임하는 것이 기본 아니겠냐"며 "과거에 해왔던 것처럼 굴종이나 굴욕을 강요하는 이런 행태로 (회담을 진행)하는 것은 발전된 남북관계를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 무산으로 남북당국 간 대화 재개는 앞날을 기약할 수 없게 됐다. 무엇보다 4월 북한의 갑작스런 근로자 철수로 잠정 폐쇄 상태에 돌입한 개성공단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금강산관광 재개와 이산가족 상봉도 앞을 기약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