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LG카드·외환銀 매각작업 급물살



금융권에 외환은행과 LG카드이라는 초대형 매물이 나온 가운데 외국계 대형 투자은행(IB)들은 이들 인수 및 합병(M&A)를 중매해 거액의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덤벼드는데 비해 해당 노조들은 제밥그릇만 챙기기 위해 M&A에 발목을 잡고 있다. M&A에서 주간사나 자문사의 경쟁력과 노하우에 따라 인수전의 승패가 갈린다. 이에 따라 외국계를 주요 멤버로 한 투자은행의 대리전은 1,000억원대를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수수료를 챙기기 위해 인수회사를 위한 대리전에 불을 댕기고 있다. 하지만 매각 대상기업의 노조들은 주식 분산 매각을 잇따라 요구하며 협상이 시작되기 전에 노사간 갈등을 예고하고 있어 대조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간·자문사 외국계 잔치
CSFB·JP모건·UBS등 대형 IB 잇따라 선정
수수료 0.5~1% 달해 1,000억 이상 챙길듯
LG카드의 인수를 선언한 우리금융지주는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턴(CSFB)과 우리투자증권, 신한금융지주는 유럽의 UBS를 각각 자문사로 선정했다. 시티그룹은 자체 투자은행(IB) 사업부를 통해 LG카드 인수작업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은행 인수를 선언한 하나은행도 CSFB를 자문사로 선정했다. LG카드와 외환은행의 매각 자문사도 선정됐다.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는 이미 지난 8월 초 씨티은행을 매각 자문사로 선정하고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며, LG카드의 매각 자문사는 지난 14일 JP모간과 산업은행 M&A실로 결정됐다. 금융권에서는 외환은행ㆍLG카드가 덩치가 큰 대형 M&A라는 점에서 어떤 IB들이 주간사나 자문사로 선정될 지에 대해 일찍부터 관심이 쏟아졌다. 파는 입장에서는 최대한 몸값을 높여야 하고, 사는 입장에서는 가능한 몸값을 깎아 싸게 사야 하기 때문. 각각 시가총액 8조원과 5조원 대의 대형 매물을 사고 파는 '빅 쇼'에서 주간사와 자문사의 역할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이번에 주간사 및 자문사로 선정된 UBS, JP모간, 그리고 CSFB 등은 국내외서 대형 M&A의 성공적인 거래로 잘 알려진 대형 투자은행 들이다. 통상 매각 금액의 0.5~1% 안팎을 받는다고 할 때 주간사와 자문사들이 챙겨가는 돈은 1,000억원이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때문에 주간사나 자문사 업무가 M&A 업무에 경험이 많은 외국계들의 잔치가 되고 있다. LG카드 인수를 선언한 금융지주사의 관계자는 "자문 수수료와 과거의 중개 경험 등도 중요하지만 딜을 가장 잘 도와 줄 수 있는 회사를 자문사로 선정했다"며 "결국은 서로 믿고 업무를 진행해 나갈 수 있느냐는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조는 제밥그릇만 챙겨
양측 노조 "분산매각" 요구…협상전부터 갈등
LG카드의 노조는 최근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의 보유지분(22.93%)의 일괄매각을 반대한다"며 본격적인 실력행사에 나섰다. LG카드 노조는 경우 지난 1일과 15일 두 차례에 걸쳐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에서 '주식 분산 매각'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으며 노조의 뜻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투쟁 강도를 더욱 높여 대주주 지분의 일괄 매각을 견제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 1일부터 대주주(론스타)의 지분 매각 제한조처가 풀린 외환은행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2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론스타 지분의 분산매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은행 노조는 "우리금융지주사의 주식매각 법정시한(2008년 3월27)을 재검토하고, 주식 매각시 연기금을 포함한 10~20개 기관에 지분을 분산매각 해야한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이 처럼 매각작업이 진행되고 있거나 진행 예정인 금융업계 노조들은 '주식분산 매각'을 요구하면서 "세계적으로 금융업계의 최대주주 지분이 10%를 넘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권 노조의 이 같은 요구는 M&A를 앞두고 노사간 마찰의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김동환 금융연구원 박사는 "미국의 씨티그룹이나 독일의 코메르츠뱅크 등 세계적인 금융그룹들의 지분구조가 10%미만으로 분산돼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그러나 금융산업의 역사가 우리보다 긴 선진국들의 경우 영업력을 확장하면서 전략적 제휴에 의해 지분이 분산된 것이지, 인위적으로 지분을 10~20개 기관에 분산시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노조의 요구는 주인이 바뀐 후 구조조정의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한 이기주의적인 발상"이라며 "매각 협상이 시작되기도 전에 노조가 집단적인 행동에 나설 경우 오히려 경영권 프리미엄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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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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