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임직원들이 더욱 차분한 마음으로 다가올 60년을 준비한다. 8일 창립기념일을 맞는 SK그룹의 분위기다.
SK그룹은 별다른 행사 없이 창립 61주년 기념일을 보내기로 했다. 최태원 회장 부재로 그룹이 안정을 찾지 못한 탓도 있지만 조용히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마음가짐을 담아 기념일을 보낼 예정이다. 때마침 7일 날아온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석유생산광구 인수 소식은 그룹의 자원개발 의지가 결실을 맺었다는 점에서 좋은 신호로 받아들고 있다.
SK에 따르면 그룹의 모태인 SK네트웍스는 창립 기념일 하루 전인 이날 문덕규 대표와 임직원들이 참여해 행사를 열었다. 문 대표는 "선배들의 수펙스(SUPEX) 정신을 이어 받아 행복하고 강한 회사를 만들자"고 말했다.
SK그룹은 지난 1953년 선경직물회사로 출발했다. 이후 종합상사로 발전했는데 이를 이은 게 지금의 SK네트웍스다. 이 때문에 SK 측에서는 SK네트웍스의 창립일을 그룹 창립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8일 그룹 차원의 기념식은 열리지 않는다. SK 입장에서는 SK하이닉스 인수 후 지난해 처음으로 그룹 전체 매출 중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을 넘어 올해 창립일의 의미가 적지 않았다. 향후 60년의 경영계획을 세워야 할 시점이기도 하지만 회장이 없는 상황에서는 조촐하게 지나가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0주년 기념식에는 용인SK아카데미에 경영진들이 모여 "더 발전해나가자"는 뜻을 다졌다.
SK그룹 관계자는 올해 기념행사 없이 기념일을 보내는 데 대해 "회장이 없는 상황에서도 최고 수준을 추구한다는 경영 이념인 '수펙스(SUPEX)' 자세로 앞으로 다가올 60년을 새롭게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그룹 창립기념일을 즈음해 미국의 석유생산광구를 인수했다는 낭보가 들어왔다"며 "조용하지만 앞으로 다가 올 60년에도 열심히 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는 기념일을 맞아 행사를 벌이거나 비전을 발표할 상황이 아닐 것"이라며 "앞으로 계열사 경영진과 수펙스추구협의회가 회장의 빈자리를 얼마나 채우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