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성장ㆍ개혁 '두토끼 잡기' 속도낸다

[盧대통령 탄핵 기각] 경제운용 기조와 과제<br>추경등 민생안정법안 처리 최우선 재벌·노사관계등 로드맵도 가속도

성장ㆍ개혁 '두토끼 잡기' 속도낸다 [盧대통령 탄핵 기각] 경제운용 기조와 과제추경등 민생안정법안 처리 최우선 재벌·노사관계등 로드맵도 가속도 14일 대통령 탄핵 기각 소식이 전해진 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 관계자들이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가 열리는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의 기자회견장에서 한국 신용등급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제주=김현태기자 경제 분야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복권이 갖는 의미는 ‘컨트롤 타워’를 되찾고 이를 통해 정책의 우선순위를 명시할 수 있다는 점이다. 경제 주체들을 괴롭혀온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성장이냐, 분배냐’의 이념적 분화를 해소하는 것도 이를 통해 가능하다. 기실 참여정부 ‘집권 2기’의 경제운용 기조도 이런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다. 정부는 표면적으로는 민생안정을 축으로 성장 중심의 정책을 표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권을 태생시킨 사회적 약자에 대한 분배와 개혁의 욕구는 거절할 수 없는 명제다. 국정 최고 책임자의 복귀로 정책집행의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관측하면서도 개혁과 성장의 충돌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것도 이 같은 현실적 상황 때문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 중인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4일 탄핵기각 판결 후 “불확실성이 해소돼 경제정책이 속도감을 갖고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의 오가와 다카히라 일본ㆍ한국 담당이사도 정부의 정책 이니셔티브를 기대했다. 이 같은 관측은 당장 국회에서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16대 국회의 경우 2,507개의 제출 법안 중 754개가 야당의 반대로 부결ㆍ폐기됐지만 여당이 과반수인 17대 국회는 상황이 다르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비상체제를 통해 급박하게 돌아가는 대외 여건들에 대비하겠지만 단기적으로 표방하는 최우선 정책은 ‘민생안정’”이라며 “이와 맞물린 법안들이 빠르게 입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당장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할 방침이다. 5조원에서 최대 7조원까지 추정되고 있다. 여당이 총선에서 제시한 재래시장육성특별법 등 ‘10대 민생경제법안’ 처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오는 2008년까지 정부 살림살이를 담은 중기 재정계획도 우선 처리 분야 중 하나다. 이념적 논쟁은 계속되겠지만 정권 초기의 지향점을 담은 각종 로드맵은 추진속도가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조윤제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지난 13일 ADB 총회 세미나에서 “대통령이 복권하면 개혁과 성장을 동시에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거시경제 여건이 최악의 상황에 빠져 있지만 정권의 뿌리인 개혁을 포기하는 모습은 절대 비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험대에 오른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재벌개혁 방향의 상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사관계 모델은 네덜란드식(이정우 정책기획위원장)이든 오스트리아식(이광재 당선자)이든 이른 시일 내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 비정규직 문제를 골자로 한 노사정책도 상당 부분 개혁적인 성향으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이 속에서 나타날 기업들의 반발기류를 어떻게 무마하느냐는 노 대통령에게 던져진 당장의 숙제다. 이 부총리는 ‘성장을 위한 파이 키우기’를 역설했다. 하지만 이정우 위원장 등 개혁세력은 여전히 개혁과 분배론을 중심에 내세운다. 양자를 둘러싼 충돌과 모순은 여당 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자칫 지난 1년간 경제를 괴롭혔던 ‘성장통(痛)’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떤 식으로든 교통정리가 필요하고 이는 결국 노 대통령의 몫이다. 하지만 노 대통령이 어느 한쪽에 무게를 둘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 부총리가 13일 “지금은 망망대해에 떠 있는 배가 꿈쩍도 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선장인 자신에게 힘을 실어달라고 한 점은 상당한 시사점을 준다. 적어도 경제 부문은 경제전문가에게 맡겨달라는 것이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입력시간 : 2004-05-14 17:11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