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백상논단] 경제 성장 불씨 되살리려면

美 출구전략, 中·日 성장토대 구축

우리만 정쟁으로 아까운 시간 보내 불필요한 규제 과감히 철폐하고

출산률 제고·신성장업종 지정 등 비전 제시해 기업투자 늘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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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경기부양과 전세 가격 안정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높다. 실제로 우리 경제는 지표상으로는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성장률은 3.7%가 예상되며 물가상승률은 최근까지 1.7%로 안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외적 건전도를 나타내는 경상수지 흑자는 840억달러로 사상 최대가 예상된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우리 경제에는 많은 문제가 있다. 최 경제부총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줘야 경제를 되살릴 수 있다.

먼저 서민생활에 영향을 주는 내수가 침체되고 있다는 점이다. 내수를 구성하는 기업투자를 보면 비록 해외투자는 늘어나지만 국내투자는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 과도한 정부규제와 경쟁국보다 높은 임금 때문에 투자가 늘어날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여기에 세월호 사건 후 우리 경제와 정치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소비 또한 늘지 않고 있다. 내수침체로 일자리가 감소해 청년실업이 늘어나면서 투자감소와 소비감소의 악순환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전세 가격이 오르면서 서민생활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높다. 연금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은퇴 후 미래에 대해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젊을 때 최대한 저축해놓아야 한다고 은퇴설계자들은 강조하고 있다. 소비할 수 없는 구조로 진입하는 것이다. 기업 또한 불안하다. 현재 주력산업인 조선과 철강, 그리고 전자까지도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줄어들면서 중국 이전이 예상된다. 미래의 신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는 기업은 투자를 늘릴 수가 없다. 출산율 저하로 잠재성장률이 2020년이면 2%대로 하락하면서 우리 경제가 이제 성장할 수 없는 경제로 진입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우리 모두는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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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적인 여건도 불리하다. 미국의 출구전략으로 신흥시장국 경제는 외환위기와 경기침체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러한 미국의 출구전략에 대응해 일본은 아베노믹스로 부활을 시도하고 있고 중국 역시 성장을 지속시키기 위해 고환율과 확대통화정책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의 경제팀은 성장전략을 새로 구축하고 있는데 우리만 구체적인 대응책과 성장 비전도 없이 정쟁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어 우리나라가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 샌드위치 신세가 될 가능성이 염려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우리 경제를 되살리기는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비록 경기를 부양시키기 위해 확대재정정책을 써도 이는 증상만 완화해주는 치료밖에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 경제부총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경기침체와 저성장의 원인을 해결해주는 정책을 사용해야 한다.

기업투자를 늘려 내수를 부양시키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정부규제를 과감하게 폐지하고 임금을 안정시키기 위해 임금상승의 원인이 되는 생활물가와 전세 가격 안정에 주력해야 한다. 또한 장기적으로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수립하고 신성장업종을 지정하고 육성해 우리 경제의 미래비전을 제시해 기업투자를 늘려야 한다.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는 조기에 제대로 된 연금시스템을 구축하고 서민 업종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부동산거래가 위축된 원인을 밝혀야 한다. 지금 우리 주택가격은 집이 없는 젊은 층이 사기에는 너무 비싸다. 저렴한 주택이 변두리에 있으나 직장이 있는 도심까지 출근하기에는 2시간이 걸려 수요가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젊은 층에게는 수도권의 급행지하철을 건설하거나 기존지하철에 급행선을 신설해 주택수요를 늘려 미분양을 줄이고 전세 가격을 안정시켜야 한다. 또한 도심에서 새 주택을 선호하는 계층에게는 현재 1981년 준공년도를 기준으로 20년과 40년으로 양분된 재건축연한규제를 일괄적으로 30년으로 재조정해 건설경기를 부양하고 새 주택에 대한 국민들의 수요를 충족시켜야 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임기 동안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경제전문가들의 의견을 신중히 청취하고 중국과 일본의 성장전략을 검토해서 경기침체의 원인을 해결하는 올바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또다시 실패를 할 경우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도는 더욱 하락해 우리 경제는 저성장국면에서 벗어날 수가 없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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