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목요일 아침에] 분단 70주년 어떻게 맞을 것인가

장성택 사태 후 불안감 확산 미·중 군사적 움직임 빨라져

남의 손에 운명 맡길 수 없어 의견 모아 통일 로드맵 만들고 군사력 증강에도 힘써야

안의식 디지털미디어부장 miracle@sed.co.kr


내년은 남북분단 70주년. 1945년 8월15일 북위 38도선을 경계로 미군과 소련군이 각각 남북에 진주하면서 한반도는 분단됐다. 각계에서도 분단 70주년을 맞아 남북관계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는 해로 맞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양 당국 사이의 실질적인 움직임은 안갯속이다. 우리 측에서 제안한 이산가족상봉에 대해 북은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핵 문제도 진전이 없다. 우리 내부에서만 통일 논의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반면 한반도 주변 정세는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장성택사태 이후 북한의 급변사태를 대비하는 듯한 주변 강국들의 군사적 움직임도 한층 빨라지고 있다. 중국은 최근 관영TV방송을 통해 북한과의 백두산 국경 부근에서 10만명이 참가한 대규모 군사훈련 모습을 공개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장성택 사후 북한의 급변사태를 고려한 다목적의 이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즉 북한에 대해서는 친중파로 알려진 장성택 제거에 대한 불편한 심정과 함께 유사시 군사개입 가능성을 압박하는 효과가, 우리와 미국에 대해서는 북한에 어떤 사태가 나든 북한에 대한 정치·군사적 영향력과 기득권은 중국이 계속해서 유지하겠다는 시위를 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국 역시 북한을 향한 군사력을 전진배치하고 있다. 미 유타주에 있던 F16 3개편대를 오산기지에 전진배치하고 전차와 장갑차를 중심으로 하는 기계화대대를 동두천에 추가 배치할 예정이다. 또한 핵잠수함 여러 척을 한반도 주변 태평양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같은 미중의 움직임은 북한에 대한 모종의 정보를 갖고 급변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낳고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북한 급변사태에 대한 미중의 협의사실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미 의회조사국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9년 10월 미국과 중국은 북한 급변사태와 관련해 협의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이 같은 협의과정에서 우리가 빠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한반도의 운명이 우리가 제외된 논의구조에서 결정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같은 주변 상황의 변화속도를 감안할 때 시간이 많지 않다. 분단 70주년을 통일을 향한 획기적인 진전이 있는 해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의 주체적인 대응능력을 시급히 키워야 한다.


첫째는 군사력 증강이다. 북한은 물론이고 미중러일 등 한반도 주변 4강이 한반도를 향해 군사력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스스로를 지킬 수 있고 한반도의 운명을 헤쳐나갈 수 있는 군사력을 가져야 한다. 정치·외교력·협상력 역시 이 같은 군사력에 기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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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우리의 주체적인 노력이다. '통일은 대박'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사가 통일의 긍정적 효과에 대한 메시지를 명확하게 던진 효과가 있는 반면 어떻게 대박으로 이어지게 할 것인가의 과정이 불투명하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통일이 대박인 점은 분명하지만 그 결과가 거저 주어지지는 않는다. 오랜 기간의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들을 어떻게 헤쳐나갈지에 대한 로드맵이 명확해야 한다.

셋째, 한반도 주변 열강들의 한반도 급변사태 개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도 외교력을 총동원해 그 논의구조에 함께 해야 한다. 자칫 구한말처럼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한반도의 운명이 결정되는 사태가 다시 올 수 있다.

넷째, 우리 내부의 의견통일과 통합이다. 우리 사회에서 통일 문제는 이념대립이 가장 심한 분야다. '통일은 재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고 '어떤 통일'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공감대도 미흡하다. 하지만 이제는 시간이 없다. 함께 모여 의견을 함께할 수 있는 부분, 지금부터 실천할 수 있는 최대공약수를 찾고 구체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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