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선자금`을 수사하고 있는 대검 중수부(안대희 검사장)가 대기업이 불법으로 조성한 비자금을 정치자금 제공 뿐만 아니라 대기업 오너의 지배구조 강화에 사용한 부분까지 수사를 확대하고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문효남 대검 수사기획관은 21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일부 기업 오너들이 분식회계로 만든 비자금을 기업 지배력 강화에 쓰는 것은 문제가 많다”며 “이번 수사는 기본적으로 불법 대선자금 수사이기 때문에 기업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수사를 할 수는 없지만 단서가 확인된 기업을 중심으로 이 부분도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기획관은 또 “설령 대선자금과 무관한 사건이라도 수사과정에서 묵과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난 기업 지배구조 강화 비리는 수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삼성ㆍLG 등 일부 기업 총수들의 지배구조 강화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난 대기업들의 지주회사 전환과 대주주 일가의 편법 상속 등에 대해 집중 수사가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의 이 같은 방침은 검찰의 대선자금 수사로 경제가 위축된다는 재계의 주장을 일축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기업 비자금이 없어지면 오히려 기업 투명성과 건전성이 강화되고 결국 기업의 국제경쟁력도 높아 진다는게 검찰의 설명이다.
한편 검찰은 대선자금 비리 부분을 포함, 현대 비자금 및 SK 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현역 의원 등 정치인과 기업인 등을 12월초부터 사법처리 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사 대상에 오른 LG 구본무 회장을 비롯한 주요재벌 총수들을 다음주중 대부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한진그룹과 효성그룹이 민주당 선대위에 각각 낸 후원금 5억원과 2억원이 적법 회계처리 됐는지 확인하는 한편 대선 당시 안복현 제일모직 사장 등 전ㆍ현직 삼성 임원 3명이 민주당선대위에 개인 명의로 낸 3억원의 출처가 비자금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표추적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수사진행상황 면에서 기업간 형평성 시비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삼성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오철수기자 cso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