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상호금융 변칙 비과세부터 막아야

농협과 신협ㆍ새마을금고 같은 상호금융권에 뭉칫돈이 몰린다고 한다. 금융종합과세 대상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확대되면서 나타난 금융가의 신풍속도다. 상호금융에 예금이나 적금을 들면 1인당 3,000만원 한도에서 이자소득세 14%가 면제되기 때문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시대에 조금이라도 더 수익이 나는 곳으로 자금이 움직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금융부자의 변칙적 재테크 수단으로 변질되는 게 문제다. 농사를 짓지 않는 서울 사람이라도 농협에 소정의 수수료를 내면 준조합원으로 가입해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


정부도 이런 폐단을 감안해 비과세 혜택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내용의 소득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선거를 앞둔 정치권은 조합원 표를 의식해 3년 연장해버렸다. 우리는 세법 개정안의 국회 심의를 앞두고 비과세 연장의 부당성을 지적한 바 있다. 기본적으로 조세 형평성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더욱이 변칙절세의 수단으로 활용된다면 금융종합과세 강화 취지와도 역행한다. 한쪽으로 과세하고 다른 편에서는 비과세 구멍을 열어두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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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도 상호금융권으로의 자금이동에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는 모양이다. 비과세 덕분에 덩치는 최근 몇년 사이 급속도로 커진 반면 부실도 점점 불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저금리 기조에다 부동산경기 침체기까지 겹친 상황에서 상호금융의 자산이 불어나면 부실 리스크가 한층 더 높아짐은 물론이다. 상호금융권이 가계부채 문제의 핵심인 주택담보대출 부실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감사원이 상호금융 감사에 돌입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비과세가 법으로 오는 2015년까지 연장된 현실을 감안하면 우선 시급한 것은 세금회피를 겨냥한 편법적인 조합원 가입의 고리를 끊어내는 일이다. 올해 부활된 재형저축처럼 비과세 대상을 중산층 이하로 제한하는 조치도 필요하다. 조세피난처로 악용되는 편법과 변칙을 바로잡는 것이 바로 상호금융의 부실 리스크를 줄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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