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대기업 CEO '1弗연봉' 확산

책임경영 상징적 수단 활용… 작년 8곳 도입<br>과도한 스톡옵션·성과급 지급 논란도 커져


美 대기업 CEO '1弗 연봉' 확산 책임경영 상징적 수단 활용… 작년 8곳 도입과도한 스톡옵션·성과급 지급 논란도 커져 고은희 기자 blueskies@sed.co.kr 미국 대기업에서 연봉이 단돈 1달러인 최고경영자(CEO)가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돈으로 치면 1년에 봉급이 1,000원도 되지 않는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위크는 미국 CEO들 사이에서 연봉을 1달러(약 930원) 이하로 묶어놓는 대신 실적에 따라 성과급을 받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지난해 미국 블루칩 기업인 S&P500 회사 가운데 8개사의 CEO 연봉이 1달러 이하다. 특히 놀라운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 CEO는 지난 98년부터 연봉 1달러를 고수하고 있으며, 구글의 에릭 슈미트 CEO도 4년째 1달러만 연봉으로 챙기고 있다. 탄탄한 실적을 자랑하는 에너지업체들인 킨더모건의 리차드 킨더 CEO와 듀크에너지의 제임스 로저스 CEO, 금융서비스업체인 캐피털원의 리차드 페어뱅크 CEO도 단돈 1달러만 받았다. 스페인어 방송사인 유니비전의 제롤드 페렌치오 전 CEO는 지난 해 아예 연봉을 받지 않았다. 또 지난해 경영실적이 나빴던 야후와 포드의 CEO들도 회생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차원에서 연봉을 대폭 깎았다. 야후의 테리 세멜 CEO는 연봉으로 1달러만 받겠다고 밝혔고, 포드자동차의 윌리엄 포드 주니어는 그마저도 받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대기업 CEO들 사이에서 연봉 1달러는 회사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상징적인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킨더모건의 리차드 킨더 CEO는 "내가 받는 모든 돈은 회사의 실적에 연동된다"며 "회사 일이 잘 풀릴 때 경영진도 잘 된다는 것이 내 철학"이라고 말했다. 컨설팅업체인 보스웰 그룹의 케리 술코비츠 창업주도 "미국 CEO들의 이러한 제스처는 회사의 운명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CEO들이 연봉을 적게 받는 대신 실적이 좋을 때 과도한 보수를 챙긴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애플의 CEP 스티브 잡스는 지난 해 스톡옵션과 성과급 등을 포함해 무려 5억9,280만달러(약 5,470억원)를 챙겼다. 경영난에 빠진 포드의 윌리엄 포드 2세도 연봉은 고사했지만 보너스 등으로 1,050만달러(약 97억원)를 받아 비난을 받았다. 경영진 보수에 관한 전문 컨설턴트인 그래프 크리스털은 "CEO들이 연봉을 1달러 이하로 받는 것에는 상징 이외에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성과급만 챙기는 CEO의 문제가 불거지자 이에 제동을 걸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미국 산별노조총연맹(AFL-CIO)은 애플을 포함한 일부 기업들의 경영진 급여에 대해 주주들이 찬반 투표를 할 수 있는 '세이 온 페이(Say on Pay)' 법안을 추진 중이다. 또 최근 각광 받고 있는 유기농 식품업체인 홀푸즈의 존 매케이 CEO는 올해부터 연봉을 1달러만 받겠다고 밝히면서 "나는 이미 충분한 돈을 벌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앞으로 실적에 따른 성과급도 챙기지 않겠다"고 선언해 미 재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입력시간 : 2007/05/1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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