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누출된 방사성 물질이 국내에서도 검출되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과학기술계 원로들이 나섰다.
국내 과학기술 석학들의 모임인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1일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국내에서 방사능 오염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데 이는 오해와 불신에 따른 것으로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과기한림원은 성명서에서 "지금까지 검출된 방사성 물질의 양도 문제될 게 없고 앞으로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까지 치닫더라도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고 강조했다.
과기한림원이 성명서를 발표한 것은 지난 2008년 광우병 사태 이후 3년 만이다.
이명철 서울대 의대 교수는 "최근 방사능 오염과 관련해 뚜렷한 근거 없이 시민들의 불안감이 야기되고 있다"며 "작금의 상황에 대해 시민들이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과기한림원이 도와야 한다고 인식해 성명서를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건강∙식품∙수질∙대기환경∙원전∙해류∙방사능 측정 등 7개 분야에 걸쳐 9명의 전문가가 나서 "국내서 검출된 방사성 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임상무 한국원자력의학원 핵의학과장은 "국내에서 측정된 방사성 요오드와 방사성 세슘의 양의 수십억 배 이상이 체내로 들어와야 증세를 일으키거나 검사상 이상소견을 확인할 수 있는데 현 상황에서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창우 한국원자력연구원 원자력환경안전연구부 책임연구원은 "지표수와 지하수보다는 빗물에 대한 국민들의 걱정이 많은 줄 아는데 대기 중에 떠다니던 방사성 물질이 빗물에 녹아 수돗물까지 도달할 수는 있지만 현재 대기 중 방사능 검출량이 지극히 미미하므로 앞으로도 먹는 물이 인체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수질 안전을 강조했다.
과기한림원은 "방사능 확산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을 불식시킬 1차적인 책임은 정부에 있다"면서 방사능에 대한 모든 측정 자료를 숨김없이 신속, 정확하게 공표하고 모든 과정에 민간 전문가와 관련 시민단체를 참여시켜 정부 발표에 대한 불신을 해소시킬 것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