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통상 넘겨받은 산업부 장관 "성과주의식 FTA 문제있다"

'외교부 비판' 해석엔 경계<br>해운사 값후려치기도 일침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금껏 추진된 속전속결 식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체결 과정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는 그동안 통상을 맡아왔던 외교부의 성과 지향적 FTA 협상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들리기에 충분하다. 산업부는 단지 '신중한 FTA를 추진하자'는 의미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윤 장관은 27일 오전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포럼 강연에서 "우리가 FTA를 너무 빨리 동시 다발적으로 하다 보니 협상할 때 기준이 되는 모델을 가졌는지 의문"이라면서 "기준이 없으니 케이스마다 형태가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어 "양자투자협정(BIT)이든 FTA든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 원산지, 비관세 장벽, 서비스 부문 등의 세부 규범에서 우리 나름의 기준이 있느냐"며 "모르고 급하니까 막 하다 보면 뭐가 들어오는지 모른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윤 장관의 이날 발언은 지난 10년간 우리나라가 총 45개국과 FTA를 맺는 등 왕성하게 경제 영토를 넓혔지만 정작 기업은 FTA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혼선을 빚는 현실을 지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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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관계자는 "나라별로 개방 수준, FTA에 따른 세부규범 등이 다 다르다 보니 기업의 혼선만 커진 측면도 있다"며 "앞으로 우리가 FTA 매뉴얼을 제대로 수립해 신중한 협상을 하자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윤 장관은 이날 중소 조선사에 대한 대형 해운업체의 '가격 후려치기'에 대해서도 강력히 비판했다. 윤 장관은 최근 한국전력공사의 발전 자회사와 현대상선 등 주요 해운사가 2조원 규모의 유연탄 수송선박 장기 용선 계약을 하기로 한 것을 언급하며 "(계약서) 서명이 끝나고 나니 선사가 (가격) 후려치기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윤 장관은 이어 "우리가 석탄 공동구매를 하겠다고 한 것은 일차적으로 중소 조선소를 살리려는 것이었다"며 "정부에 요구만 할 것이 아니라 대기업도 할 일은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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