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車·가전 내수폭발 "없어서 못판다"

■ 3월 BSI 사상최고판매 전년比 50% 급증 업계 공장라인 풀가동 기업들의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투자를 앞당겨 집행하거나 당초보다 늘려 잡는 등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월드컵 및 선거 특수에 대한 기대치가 커지면서 잔뜩 움츠러들었던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 특히 자동차와 전자업계는 지난 1~2월 두달간 내수판매가 지난해 동기에 비해 25~50%나 늘어나자 공장 라인을 풀가동하는 동시에 하반기 투자를 상반기에 조기 실행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등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내수가 과열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내수 폭발 '없어서 못 팔 정도' 요즘 자동차 및 가전업계는 물건이 없어 못 팔 정도로 호황이다. 현대ㆍ기아ㆍ대우 등 국내 자동차 5사가 1~2월 내수시장에서 판매한 차는 모두 24만1,46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1%나 증가했다. 현대차의 경우 현재 주문이 10만대 이상이나 밀려 있을 정도여서 라인을 풀가동해도 모자랄 지경이다. 전자업계도 사정은 비슷하다. 휴대전화 판매 호조세가 식을 줄 모르는 가운데 디지털 위성방송 실시에 따른 디지털TV 수요까지 크게 늘어나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1월 한달간 123만대의 휴대전화를 국내 시장에서 판 데 이어 2월에도 133만대를 판매한 것으로 추산된다. 가전은 고가 가전제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김영수 LG전자 부사장은 "1월 내수판매가 전년동기 대비 70% 이상 급증하는 등 연초부터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며 "내수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살아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투자 조기집행 및 상향조정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28일 정기주총에서 "올해 시설투자 규모를 반도체 2조5,000억원 등 총 3조2,000억원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이는 1월 기업설명회(IR)에서 밝힌 것(3조원)보다 2,000억원 늘어난 수치이다. 윤 부회장이 앞으로 경기상황을 봐가면서 투자를 탄력적으로 하겠다고 덧붙인 점을 감안하면 추가 상향조정 가능성이 높다. 이와 관련, 삼성증권은 경기회복세를 고려할 경우 삼성전자의 올해 총투자액이 4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투자확대와 함께 예정 투자액의 60% 이상을 상반기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웠고 LG전자도 올해 계획한 6,200억원의 시설투자를 상반기에 조기 집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디지털 방송 개시와 월드컵 특수 등으로 디지털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은 점을 최대한 활용해 판매 극대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라며 "디지털 제품 등의 생산을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선거과열로 정국 불투명이 우려되는 등 변수도 만만찮아 최근 살아나고 있는 기업 투자심리의 전산업 확산을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많다. 유재준 전경련 경제조사팀장은 "미국경제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는 등 국내외에서 경제회복에 대한 신호가 나타나고 기업들도 투자에 적극적인 현재의 분위기를 이어가려면 선거정국에 편승한 불법 집단행동과 정치논리 부상 등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석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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