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이용준씨가 탄자니아 봉사활동 중 현지 어린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서울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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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서울대 학생이 명예 졸업장을 받게 됐다.
서울대는 탄자니아 오지 마을에 봉사활동을 떠났다가 사고로 숨진 고(故) 이용준(당시 24세)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주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
2006년 서울대 건축학과에 입학한 이씨는 지난해 7월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지역 보마 응옴베 마을에 지을 학교 설계도를 완성하고자 출국했다가 해수욕 도중 심장마비로 목숨을 잃었다.
이씨는 대학 1학년 여름 방학부터 다섯 차례나 탄자니아를 방문할 정도로 현지 빈곤 지역 학생들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선교 동아리에서 활동했던 이씨는 탄자니아에서 우물 파기와 태양광 발전판 설치, 유치원생 교육 등 봉사활동을 펼쳤으며 건축학도로서 재능을 살려 초등학교 식당 건물을 설계하기도 했다.
작년에도 탄자니아를 방문해 교실 15개와 도서관을 갖춘 중ㆍ고등학교의 조감도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씨의 죽음을 슬퍼하던 현지인들도 탄자니아 엔카타니 마을 유치원과 병원 예정 부지 사이에 이씨를 묻고 손수 설계한 초등학교 식당에서 가족과 함께 장례를 치렀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10월 이씨의 높은 봉사정신을 기려 '대한민국 인재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번 이씨에 대한 명예졸업장 수여는 이씨의 지도교수였던 김승회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의 제안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씨의 여동생인 지은씨는 "4남매의 장남으로서 오빠는 늘 멋졌다. 오빠가 그동안 잘 해 주어서 동생들도 지금껏 잘 생활하고 있는 것 같다"며 "오빠가 끝까지 멋있는 모습을 보여줘서 자랑스럽고, 오빠만큼 멋진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명예 졸업장을 주기로 한 서울대 측에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전했다.
이씨의 명예졸업장은 내달 25일 서울대 졸업식에서 수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