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 형태로 지배구조를 전환하기 위해 제조사업 부문 인적분할을 결정한 만도의 주가가 급락했다. 분할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아 투자 심리가 얼어붙으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만도는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가격제한폭까지 급락하며 11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회사 주가가 12만원 아래로 미끄러진 것은 올 들어 처음으로 지난해 12월26일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인적분할로 사업회사 만도의 부채비율이 높아지고 현금이 줄어 재무건전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주가에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만도의 인적분할 계획에 따르면 고부가가치 센서를 생산하는 핵심자회사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는 인적분할 후 한라홀딩스로 편입된다. 차세대 현금창출원으로 기대를 모으던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가 만도에서 빠져나가면 만도의 가치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또 대부분의 부채를 남겨놓은 채 현금 4,500억원이 한라홀딩스에 이전돼 만도의 단기 운전자금이 부족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동하 교보증권 책임연구원은 "사업회사 만도가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차입금을 늘려 이자비용이 늘어날 것"이라면서도 "다만 기업의 기초체력이 탄탄하고 실적이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운전자금 문제는 올해 3·4분기가 지나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으로의 주가전망도 밝지 않다.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배구조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는 순환출자(한라-만도-마이스터-한라) 고리를 끊어야 하지만 회사 계획대로 분할을 한다면 한라-한라홀딩스-마이스터-한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는 그대로 남게 되기 때문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만도의 지배회사인 한라건설의 실적이 악화돼 지난 2년간 만도를 둘러싼 지배구조 문제가 계속 불거졌다"며 "기존 투자자의 신뢰가 부족한 상황에서 분할 이슈는 다시 대주주의 지배권 강화를 위한 거래로 해석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정관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도 "만도가 분할 과정에서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투자자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며 "분할 재상장 기일인 9월1일까지 불확실성이 클 수밖에 없어 주가에는 부정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