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달린 뱀이… 신기한 전설의 마을
내년 계사년(癸巳年)… 뱀 관련 지명 208개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 /한국일보 자료사진
국토지리정보원 분석..'사동'이 가장 많아
우리나라 지명 가운데 뱀(巳)과 관련된 지명은 몇 개나 될까.
뱀은 지혜, 풍요, 불사를 상징하는 동물로 우리 문화에서 숭배와 질시를 동시에 받아온 주인공이다.
30일 국토지리정보원이 내년 계사년(癸巳年) 뱀띠 해를 맞아 전국의 지명 150만여개를 분석한 결과 208개가 뱀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 전남이 41개로 가장 많았고, 경북 32개, 경남이 31개를 기록하는 등 주로 농경생활이 많은 남부 지방에 분포했다.
이 가운데 157개는 마을의 명칭으로 사용됐고, 15개는 섬의 명칭, 14개는 고개와 산으로 쓰였다.
글자별로 가장 많은 명칭은 '사동'으로 15개나 됐고 '뱀골'이 10개로 뒤를 이었다. 이들 명칭은 지역에 따라 '배암', '비암', '배염' 등의 이름으로 다양하게 불렸다.
뱀 관련 지명은 경남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에 있는 '장사도'처럼 뱀의 모양과 관련된 경우가 전체의 65%(137개)를 차지했다.
전남 고흥군 영남면의 '사도', 충남 홍성군의 홍성읍 신성리 '사성' 등은 뱀이 개구리를 쫓아가는 지형인 '장사추와형(長蛇追蛙形)'으로 먹을 것이 풍부한 좋은 명당으로 꼽힌다.
반면 제주시 구좌읍 월정리 '김녕사굴', 천안 직상읍 성덕리 '덕령'과 같이 뱀이 인간을 해치려는 사악한 존재로 표현되기도 했다.
뱀의 출현 설화와 관련된 지명도 있다. 경주시 남면 구암리의 '구뱀이' 마을은 귀가 달린 뱀이 나왔다는 설화에서 유래됐고 전남 함평군 해보면 금계리 '구수재'는 아홉 마리의 구렁이가 재를 못넘어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