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후강퉁 늦어도 11월 시행"

거래시스템 등 해결안돼 지연<br>상하이·홍콩증시 일제 내림세

중국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의 교차거래 제도인 후강퉁 시행이 잠정 연기됐다.

27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전일 홍콩 증권거래소는 보도자료에서 후강퉁 시행을 중국 증권당국으로부터 승인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증권거래소는 "현재 교차거래 당사자들은 기술적으로 교차거래를 시작할 준비가 됐지만 아직 교차거래 개시와 관련된 승인을 받지 못했다"며 "시행일자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후강퉁 시행 연기가 공식 확인되자 중국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는 일제히 내림세를 보였다. 특히 후강퉁 시행으로 기대를 모았던 증권주와 대형 우량주들의 매물이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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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후강퉁 시행 연기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앞서 지난 23일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가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홍콩 증권거래소에 후강퉁 시행 연기를 요청했을 정도였다. ASIFMA는 은행거래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고 자본이득·배당 등에 대한 과세의 불확실성이 있다며 후강퉁을 11월 말로 연기해 달라고 요구했다. ASIFMA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은행 결제 등은 기술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금방 해결할 수 있지만 과세 문제는 투자자들에게 불확실성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후강퉁 시행 연기의 원인을 정치적 문제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9월 말 시작된 홍콩 민주화 시위로 중국 당국이 의도적으로 시행시기를 늦췄다는 분석이다. 찰스 리 홍콩거래소 이사장은 "기술적 준비가 완료된 만큼 홍콩 시위가 연기 요인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시위로 여행과 소매업 등이 타격을 받아 금융시장 심리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홍콩 빈과일보는 이와 관련해 "중국 금융당국이 홍콩 시위가 금융시장에 실질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홍콩 내 보수층을 자극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리커창 총리의 자본시장 개방 프로그램인 후강퉁 시행은 늦어도 11월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홍콩 증권거래소의 설명대로 기술적인 시행 준비와 테스트는 이미 9월에 마친 상태이고 중국 금융당국의 허가만 나오면 곧바로 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 총리도 최근 후강퉁에 대해 "시간표보다는 시행 후 효과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혀 시행시기가 많이 늦춰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잉슈 자오상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중국 정책당국이 가장 주력하는 사안이 후강퉁인 만큼 연기를 그렇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시행이 연기되면서 실망감은 있겠지만 시스템 안정성 강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BOA메릴린치 홍콩법인 관계자는 "서둘러 시행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시행착오에 대한 더 세밀한 점검이 이뤄질 것"이라며 "홍콩 시위 등 경제 외적인 문제라면 11월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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