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결의안 존중"…시기등 美와 협상
정부는 유엔의 대 이라크 결의안 채택에 따라 우리의 이라크 추가 파병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보고 18일 오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이에 대한 본격적 논의를 벌일 예정이다.
이는 그 동안 신중함을 강조해온 정부 입장과는 달리 신속하게 이뤄지는 것이어서 파병 결정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NSC 논의 결과에 따라선 노 대통령이 19일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및 한ㆍ미 정상회담 참석차 태국 방콕으로 출국하기 앞서 정부의 잠정적 입장을 발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NSC 회의에서 결정이 공식화할 수도 있다”고 말해 18일 중 파병에 대한 입장이 발표될 가능성도 내비쳤다.
노 대통령은 17일 오후 재향군인회 임원들과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정치적 상황들을 내놓고 미국과 흥정하자는 뜻이 아니다”면서 “파병의 시기와 성격, 규모를 결정하는 절차를 국제정치의 환경 속에서 가장 국가위신이 높아지고 국가이익도 커지도록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국내 문제를 제외하곤 이라크 파병을 위한 외부적 환경은 유엔의 대 이라크 결의안 통과로 대체로 정리가 됐다”면서 “이제는 노 대통령의 고도의 정치적 결단이 남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16일 아침 한승주(韓昇洲) 주미대사를 만나 직접 미국측 파병 요구에 대한 보고를 받았으며, 라종일(羅鍾一) 국가안보보좌관 조영길(曺永吉) 국방장관과 한 대사 등 외교안보 관계자들은 17일 밤 청와대에서 대책회의를 갖고 파병결정 발표방안에 대한 내부의견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태성기자, 안준현기자 tsgo@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