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주택은 창립30돌 「주택금융 발전방향」 국제심포지엄

◎국내시장 경쟁력 강화부터/무담보채 발행등 2차저당대출 방법 도입을/구동독지역 소득증가로 단독주택 수요 늘어주택은행은 창립30주년을 맞아 지난 8일 전경련회관 국제회의장에서 「21세기를 향한 주택금융의 발전방향」을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가졌다. 이날 심포지엄은 주택금융시장의 개방화, 자유화에 따른 국내 주택금융의 현실을 점검하고 향후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주택금융시장의 세계적인 변화양상을 소개하는 국내외 논문이 발표됐다. 주요 발표내용을 요약한다. ◇금융자유화와 주택금융기관의 민영화: 버트란드 르노(세계은행 주택금융 자문관)=전세계적으로 주택금융시장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변화의 조류는 ▲채권발행시장과 자본시장의 국가적 통합 등으로 나타나는 금융서비스의 세계화 ▲인구 증가, 노령화등 인구통계학적 변화 ▲금융자유화 등 세가지로 요약된다. 특히 세계 각국의 금융시장 개방이 가속되면서 국내 금융시장 자유화와 공공기관에 대한 특혜 축소, 민영화 추진정책이 범세계적으로 확산되어 왔다. 경쟁심화와 수익성 저하, 증권시장 확대 등 주택금융 환경도 변했다. 이제 주택금융전문기관도 국내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기초로 하여 전략적 의사결정을 스스로 행사해야할 시대가 온 것이다. 은행 민영화의 요체는 「누가 기업을 통제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것인가」하는 점과 「민영화는 일시적 사건이 아닌 일련의 역사적 과정」이라는 점에 있다. 은행의 민영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는 지배구조와 동기부여라고 할 수 있다. 금융기관 민영화를 계획하려는 경우 ▲성공적 민영화를 위한 부문별 전제조건 ▲여러 이해관계자들의 기대와 상호작용 ▲가장 효과적인 민영화 방법의 선택등 3차원적인 신중한 고려가 선행되어야 한다. 한국에서도 본격 시작되고 있는 금융자유화가 주택금융제도에 커다란 영향을 줄 것이다. 세계적 추세를 감안할 때 한국의 주택금융정책은 ▲1차주택자금 대출기관으로 육성할 기관 선택 ▲대출과 보조금의 분리에 의한 민간주택금융 육성정책 수립 ▲주택자금대출 보증료의 상업적 운용을 통한 신용위험 개선방안 강구 ▲1차대출기관들의 자금조달 방법 마련 ▲주택금융과 자본시장의 연계를 위한 채권상품의 개발 등 5가지가 고려되어야 한다. ◇사회주의 경제와 시장경제체제 퉁합후의 주택과 주택금융정책-독일의 경험과 한국에 대한 시사점: 우베 드라이어(독일 공공주택저축금고 전무이사)=통일은 대규모 주택신축과 주택개량을 요구한다. 저가의 단독주택공급 확대도 관심을 기울어야 하는 대목이다. 통일이후 주택정책은 통일정부의 가장 큰 고민거리중 하나였다. 구동독에서 주택은 국가가 소유, 관리하고 처분하는 소비재였기 때문이다. 구동독의 세가지 주택형태인 공공주택(41%), 협동조합주택(18%), 사적소유주택(41%)중에서 통일정부가 손댄 것은 공공주택이었다. 구동독 시민들은 소득의 3∼5%에 불과한 임대료로 공공주택을 빌릴 수 있었다. 따라서 건물관리와 유지비용이 임대료 수입보다 훨씬 높았는데 국가예산 보조로 주택관리 적자가 메워졌었다. 통일과 함께 수많은 공공소유 주택과 주택에 부수된 기존 여신은 지방자치단체나 지역공동체의 소유로 귀속됐다. 그러나 권리의 정확한 귀속이 어려워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토지 등록등 부동산관련문서가 불완전하거나 부정확했고 토지와 건물의 소유권자가 다른 경우도 많았다. 동독탈출자등 구소유권자의 재산권반환 주장도 잇따랐다. 통일직후 동독지역의 부동산가격이 급등했지만 주택 등의 신규공급이 증가하고 개발잠재력에 대한 현실적 평가가 이루어지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현재는 동독지역의 부동산가격이 여건이 비슷한 서독지역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동독지역의 인구감소, 대규모 주택신축과 개량등으로 통일초기 극심했던 주택부족문제는 거의 해결되고 있다. 다만 공급량은 늘어났지만 주택의 질적 문제는 크게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소득증가에 따라 자가소유의 단독주택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주택은행 민영화와 주택금융의 발전방향: 이중희 주택은행 연구위원=주택금융은 전통적으로 정부의 영역이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전문 주택금융기관 체제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정치경제적 환경변화로 이같은 체제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전문주택금융기관의 역할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지난 80년까지 50%를 상회했던 미국의 S&L 등 주택관련 저축기관의 시장점유율이 95년에는 19%로 떨어졌다. 영국 건축조합들의 시장점유율도 80년 81%에서 85년 57%로 급감했다. 최근에는 대형조합들이 상업은행으로 속속 전환중이다. 국내에서도 새로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금융부문에서는 자유화, 경쟁화, 개방화 및 세계화로 독점적 주택금융체제의 유지나 민간주택금융에 대한 정부개입의 가능성과 실효성이 저하되고 있다. 주택부족이 상당히 해소되어 주택건설촉진을 위한 정책적 주택금융의 필요성도 줄어들었다. 주택구입 능력 제고로 상환부담 경감을 위한 복지적 주택금융의 필요성도 감소했다. 정부가 공기업 형태의 전문주택금융기관인 주택은행을 민영화해 일반상업은행으로 전환키로 한 것도 바로 이같은 대내외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주택은행의 민영화를 계기로 전환기에 놓인 주택금융산업이 새로운 환경하에서 순조롭게 구조전환을 이루고 21세기에도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주택금융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2차저당대출시장(Secondry Mortgage Market) 형성이 필요하다. 정부지원하에 중개기관을 설립하고 그 중개기간이 무담보채권을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한 후 대출기관으로부터 저당대출채권을 매입·보유하는 유동화모형의 도입이 시급하다.<정리=권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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