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상장기업의 투자계획 번복 해프닝과 관련해 한국기업들의 경영행위에 대한 판단력 등에 대해 깊은 불신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기업으로는 올해 처음 지난 1월18~25일까지 유럽과 미국에서 동시에 개최된 삼성전자의 해외IR(투자설명회)에서 해외투자자들은 한국기업에 대한 경영일관성, 신뢰도, 배당정책 등에 대한 의구심을 강하게 드러냈다.
삼성전자 해외IR팀의 일원으로 투자설명회에 참석했던 한 고위 인사는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한국 기업들은 어떻게 하루만에 투자계획을 번복할 수 있느냐며 삼성전자 역시 비슷한 상황이 되면 SK텔레콤과 같은 입장을 취할 것이냐며 의구심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해외투자자들은 또 “주주배당을 어떻게 할 것이며, 자사주는 얼마나 매입할 것이냐”고 까다로운 질문을 집중적으로 던져 최근 국내 기업들이 임직원들에게 각종 인센티브를 후하게 배정하는 반면 주주들을 겨냥한 경영정책이 상대적으로 약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나타냈다.
투자자들은 다만 삼성전자가 예측한 올해 경영여건과 실적 등에 대해서는 대부분 신뢰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이번 해외IR을 통해 “반도체 시황은 늦어도 하반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며 통신부문은 지난해 4ㆍ4분기 실적이 다소 떨어졌지만 중국시장 수요 등으로 충분히 보전할 수 있다”는 입장을 설명했다.
<문성진기자 hnsj@sed.co.kr 최형욱기자 cho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