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급격한 체중 증가, 코골이 부른다

과체중인 사람에 증상 잦아 숙면 방해·고혈압 발생 우려

과도한 음주·흡연 자제는 필수

옆으로 누워 자는 습관 들이고 너무 부드러운 베개는 피해야

급격히 체중이 늘어난 후에 아침 기상시 머리가 무겁거나 두통이 있을 경우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의료진이 한 남성의 수면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수면다원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서울경제DB


열대야도 벌써 지나갔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졌지만 직장인 최우식(38·가명)씨는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아프고 무거운 느낌을 받곤 한다. 처음에는 '잠을 좀 설쳐서 그런가 보다'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증상이 매일 반복돼 늘 피곤하고 점심식사 후에는 졸음이 몰려왔다. 이런 생활이 계속되다 보니 예전과 달리 쉽게 짜증을 내고 성격도 충동적으로 변화했다. 급기야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내기 일쑤여서 직장동료들과 사이도 나빠진 최씨는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자 인근 종합병원의 수면의학과를 찾았다.

수면습관을 정밀하게 검사하는 수면다원검사를 받은 최씨는 수면무호흡증이 동반된 코골이로 진단을 받았다. 예전부터 본인이 코를 곤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최근 체중이 불면서 더욱 심해진 것이다. 김씨는 우선 눕는 자세와 베개높이를 적절히 조절하는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스트레스와 체중을 줄일 것을 권고 받았다.


코골이는 잠자는 동안 여러 원인으로 코를 통해 정상적으로 호흡하지 못하고 입으로 숨을 쉴 때 인두 부위가 좁아져 이곳을 지나는 공기의 흐름에 따라 목젖 부위가 진동해 발생하는 현상을 말한다.

단순히 코를 고는 것 자체만으로는 심각한 질환은 아니다. 그러나 코골이 환자 중 다수가 수면 중 일시적으로 호흡을 멈추는 수면 무호흡증을 동반하는데 이 경우 숙면을 취하기 어렵고 고혈압과 뇌졸중 등의 발생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코를 골면서 자는 도중 10초 이상 숨을 쉬지 않는 무호흡이 시간당 5회 이상 또는 7시간 동안 30회 이상이면 수면 중 무호흡증으로 진단하며 비만을 동반하는 코골이 환자의 약 50%에서 고혈압이 발생하고 혈액 속의 저산소증을 일으켜 심부정맥·심부전과 같은 심혈관계 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코골이 소음으로 부부 간에 이혼하는 경우도 있으며 약 48%의 환자는 발기 불능이나 성욕 감퇴 증상을, 30%의 환자는 야뇨증과 두통 등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조재훈 건국대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교수는 "코골이로 인한 수면 무호흡증 환자들은 밤중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기 때문에 늘 피곤해하고 낮에도 틈만 나면 졸게 마련"이라며 "졸음운전에 따른 교통사고율도 정상인에 비해 아주 높다는 보고가 있는 만큼 수면 무호흡증으로 악화되기 전에 코골이 증상을 신속히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일단 코골이 증상이 생겼다고 판단되면 체중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급선무다. 조 교수는 "코골이의 원인으로 유전적 요인과 함께 노령, 폐경기 이후의 호르몬 이상, 비만 등의 생리학적 요인을 꼽을 수 있으며 이 중 비만이 코골이 발생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대개 목이 짧고 굵으며 과체중인 사람에게서 코골이 증상이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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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흡연과 음주, 항히스타민제·진정제 등과 같은 약물복용, 갑상선기능저하증 등도 코골이 발생을 높일 수 있다.

체중 조절과 함께 비염·축농증 등의 코질환을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들 질환으로 코 점막이 비후돼 있을 경우 코로 숨쉬기 힘들어 코골이 증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갑상선 기능저하증 등도 코골이를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술과 진정제·수면제 그리고 항히스타민제 같은 약물은 호흡을 느리게 하며 인후 주위 근육들을 이완시켜 공기 통로를 막는 만큼 섭취나 복용을 자제해야 한다. 똑바로 누워 자는 것보다 옆으로 누워 자면 인후부의 조직들이 뒤로 미끄러져 공기 통로를 막는 것을 방지할 수 있어 코골이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점검해야 할 것이 베개 높이다. 일본 야마다 슈오리 베개 연구소의 대표이사인 야마다 슈오리 의학박사는 그의 저서 '이게 다 베개 때문이다' 에서 베개만 적절한 것을 사용해도 코골이와 무호흡증상이 개선되고 불면증과 우울증이 나아질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사람마다 체형이 달라 적절한 베개 높이가 다르기는 하지만 보통의 경우 베개를 베고 똑바로 누웠을 때 이부자리 표면에서 10도 정도의 각도로 목이 올라가면 적절한 높이로 볼 수 있다.

베개 높이를 조절할 때는 5㎜ 정도로 높이거나 낮춘 후 느낌을 비교해보면 된다. 베개 높이가 너무 낮을 경우 옆으로 누웠을 때 아래쪽 팔의 통증이나 저림증상이 발생할 수 있고 반대로 너무 높을 경우 허리가 아프거나 무거운 느낌이 들 수 있다.

베개 안에 넣는 소재의 경우 깃털이나 양모 같은 너무 부드러운 소재보다는 어느 정도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메밀껍질이나 플라스틱 칩 같은 단단한 소재를 고르는 것이 좋다. 푹신한 베개를 쓰던 사람이 단단한 베개로 바꿀 경우 당장 뒤통수에 압박감이 느껴질 수 있으나 1~2주 정도가 지나면 익숙해지게 마련이다.

코골이 증상이 심할 경우 수술 요법이나 산소를 공급하는 양압기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코로 숨쉬는 통로를 넓혀주는 비강수술은 구개수구개인두성형술과 동시에 시행하면 코골이 증상 개선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코골이 수술의 경우 전신마취를 할 경우 약 4~5일간의 입원치료와 3~4주간의 외래 통원치료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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