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방송등 확대 수요늘어…
IMF이후 다시 불어 닥친 경제한파로 취업난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자격증은 실직자나 사회 초년생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요건이 되고 있다. 우수한 성적과 외국어능력, 그리고 능숙한 컴퓨터 실력은 좋은 직장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갖추어야 할 기본사항.
더구나 경력직에 버금가는 전문지식과 실무경험을 요구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갈수록 높아 가는 취업장벽을 뚫기 위해서는 자신만이 내세울 수 있는 특기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국가공인 컴퓨터 속기사 자격증은 아직까지 공급보다 수요가 커 지난 몇 년간 불황을 타지 않는 유망 직종이다.
지난 95년부터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한 컴퓨터 속기는 자동번역 프로그램이 설치된 기기에 약어를 입력, 속기기계와 연결된 PC 모니터 상에 한글이 보이게 하는 최첨단 방식. 예를 들어 '하회'는 'ㅅㅎ'으로 '국민 여러분'은 'ㅁㄴㅈ'을 입력하면 원하는 문자열이 출력된다.
능숙한 컴퓨터 속기사가 컴퓨터속기 전용 키보드를 이용, 작업할 경우 수필 속기사 7~8명의 작업량을 소화해 낼 정도다. 기존 속기는 자신만이 알아볼 수 있도록 기록한 후 다른 사람이 읽을 수 있도록 재구성 해야 했지만 컴퓨터 속기는 일반인도 바로 알아 볼 수 있다.
때문에 해를 거듭할수록 각급 의회, 법원, 정부, 녹취 사무소 등에서 컴퓨터 속기사의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각 방송국마다 자막방송의 비중을 확대하고 국가기록물 관리법이 시행되면서 컴퓨터 속기사의 채용규모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컴퓨터 속기사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관련 자격증 취득이 필수적이다. 자격증 취득을 위해 학원에 다닐 경우 교육과정은 보통 6개월이며, 교육비는 월 15만원 정도로 전국 30여 군데의 학원이 있다. 그러나 6개월 만에 1~2급 자격증을 취득하기는 어렵고 1년 정도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따라서 자격증만 취득하면 무조건 취업이 된다는 생각에 성급하게 컴퓨터 속기사에 도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신의 적성과 직업에 대한 전망, 보수 등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말이다. 현재 컴퓨터 속기사 자격시험은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자막방송센터(한국CAS컴퓨터속기협회)에서 실시하는 국가공인자격과 민간자격 2가지가 있다.
국가공인자격 시험의 경우 1ㆍ2ㆍ3급으로 나눠지며 민간자격 시험은 1~5급까지 자격을 구분한다. 시험진행 방식은 동일하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관하는 국가공인 자격은 2급 이상의 자격증이 있어야 전문속기사로 활동할 수 있다. 시험은 '한글속기'라는 명칭으로 연 2회 실시하는데 합격률은 16% 정도로 낮지만 일단 자격증을 취득하면 거의 100% 취업할 수 있다.
취업과정은 우선 컴퓨터 속기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컴퓨터속기협회에서 실시하는 연수를 신청하고 연수 후 추천을 받는다. 공채(지방법원이나 국회)를 원할 경우 별도의 채용시험을 봐야 하지만 자막방송이나 일반기업, 프리랜서로 활동할 경우에는 대부분 추천취업을 통해 가능하다.
한국 CAS컴퓨터속기 교육센터의 경우 매달 전국에서 컴퓨터 속기사를 채용하기 위한 취업 추천의뢰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으며 의뢰건수에 따라 수시 채용이 이뤄지고 있다.
현재 KCOST 속기사무소에서도 속기사를 모집하고 있다.
보수는 공무원의 경우 9급(속기자격 2급)은 연1,300만원, 7급(속기자격 1급)은 연1,500~800만원 정도를 받는다. 대기업이라면 이보다 보수가 더 높아 대략 연봉으로 2,000~2,500만원을 받는다. 특별한 소속 없이 프리랜서로 활동할 수도 있는데 시간제일 경우 1시간에 36만원의 협회 협정요금을 받고 있으며 1시간 후에는 15분 단위로 9만원의 요금을 별도로 책정한다.
취업 시 학력이나 나이, 성별에 큰 제한이 없어 누구나 도전이 가능하다는 것과 자격증 취득 후 창업이나 프리랜서로 활동할 수 있는 것이 강점이다. 특히 자막방송이 본격화 되고 컴퓨터 속기사에 대한 일반기업의 투자가 활성화 되면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박상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