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용컴퓨터(PC) 대중화 등 정보통신 기술이 급속히 발전하면서 증권산업에 일대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주식의 유통에서 발행은 물론, 채권매매가 인터넷이나 PC통신을 통해 안방이나 사무실에서 실시간으로 행해지고 있다.혁명의 속도는 놀랍다. 인터넷이나 PC통신을 통한 주식거래, 즉 홈트레이딩 증권투자가 주목받기 시작한 지난해 초부터 올 2월까지 14개월동안 대신 LG 등 7개 증권사의 홈트레이딩 약정은 29조6,100억원이다. 이중 올들어 2월까지 실적이 9조5,600억원으로 32%를 차지했다.
특히 홈트레이딩은 주식시장 활황이 시작된 지난 10월부터 급격하게 늘어났다. 10월 들어 전월 대비 44.7% 증가를 보였고 12월엔 약정대금이 2조6000억원을 기록하며 전월대비 85%나 증가했다. 홈트레이딩이 전체 주식시장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8년 1월 1.21%, 99년 2월 4.76%에서 5월 현재 10% 가까이 폭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앞으로 인터넷 이용자수가 더욱 급증하면서 홈트레이딩 규모는 그 편리성과 경제성으로 인해 폭발적으로 커질 수 밖에 없다는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세계적인 인터넷 열풍속에 국내 인터넷 이용자수가 99년 2월 현재 350만명에 육박하고 있고, PC통신 가입자수는 520만명을 넘었다. 증권사는 점포와 인력이 필요없는 홈트레이딩 확대를 통해 영업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고객들은 버튼 하나로 주문체결이 가능한 편리성은 물론, 홈트레이딩의 값싼 수수료 혜택까지 받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홈트레이딩에서 시작된 증권사간 수수료인하 경쟁은 또한 증권산업의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세종증권이 홈트레이딩 수수료를 50% 인하하는 것을 시작으로 증권사들의 수수료 인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신흥, 동부, 한양, 교보 등 소형사들이 잇따라 홈트레이딩 수수료를 인하했고 대형사까지 가세하고 있다.
이같은 무한경쟁이 가속화하면서 중소형사는 도태되고 각각 주식매매와 값싼 수수료제공을 전문으로 하는 온라인 트레이딩사, 디스카운트 브로커와, 자산 종합관리 수익증권 판매 등 질적 서비스제고와 수익원 다변화를 추구하는 몇몇 대형사로 양분화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특히 지난 4월부터 온라인으로 위탁매매업만 전문으로 하는 온라인트레이딩 사 최저 설립 자본금이 기존 100억원에서 30억원으로 낮춰짐에 따라 이들 신조업체들의 대거 등장이 예상되고 있다. 여기다 올 7월부터「전자서명」관련법이 발효되면 증권사 객장을 찾아가지 않고 바로 PC를 통해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돼 홈트레이딩 인구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홈트레이딩이 가장 잘돼 있는 미국은 홈트레이딩 거래가 개인주식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7년 17%에서 98년말 27%까지 증가했고 99년에는 30%가 넘어설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계좌수로는 97년말 370만계좌에서 98년말 730만계좌 97.3% 증가했고 2005년에는 2,500만계좌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병관 기자 COME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