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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아의 황홀한 레미제라블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 우승<br>국내 대회 첫 200점 넘겨 3월 세계선수권대회 티켓 획득<br>동계 올림픽 2연패 시동

동작 하나하나에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황홀한 무결점의 연기가 끝나자 아이스링크에는 관중석에서 '인형 비'가 쏟아져 내렸다.

'돌아온 피겨여제' 김연아(23ㆍ고려대)가 동계 올림픽 2연패를 향해 힘차게 첫 발을 내디딘 순간이었다.


김연아는 6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제67회 전국남녀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시니어 여자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45.81점을 기록해 1위에 올랐다.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64.97점을 받아 선두에 나선 김연아는 종합 210.77점으로 우승했다. 오는 3월 캐나다에서 열리는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출전권을 획득한 그는 2014 소치 동계 올림픽을 향한 본격적인 담금질을 시작하게 됐다.

◇'완벽 그 자체' 무결점 연기=7년 만에 출전한 국내 종합선수권대회가 부담스러울 법했지만 김연아는 예매 10분 만에 입장권을 매진시킨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전날 쇼트게임에서 넘어진 실수를 까맣게 잊은 듯 '강심장' 김연아는 완벽에 가까운 연기를 펼쳐 보였다.


'레미제라블' 선율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김연아는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가볍게 성공시켜 수행점수(GOE) 1.40점을 받으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어진 트리플 플립에서도 1.28점의 GOE를 챙긴 뒤 플라잉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 레벨 4를 받아 순항했다. 트리플 살코와 스텝 시퀀스에서도 가산점 행진을 이어갔다. 고득점의 기로였던 더블 악셀-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에서도 연속 점프를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지난달 복귀전이었던 NRW 트로피(독일)에서 모두 1회전으로 처리해 흔들렸던 과제였지만 실수가 없었다. 지난달 레벨 1에 그친 마지막 체인지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도 레벨 4를 받아내며 연기를 마친 김연아는 경기장을 가득 메운 4,000여 관중의 기립박수와 환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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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강일중)이 161.88점으로 준우승했고 최다빈(강일중)이 153.09점으로 3위에 올랐다.

◇세계선수권대회 향해 출발=김연아는 지난달 NRW트로피(201.61점)에 이어 연달아 200점을 넘기며 여제의 귀환을 알렸다. 국내 대회인 만큼 단순 비교는 불가능하지만 이날 김연아의 점수는 자신의 역대 두번째 기록인 2009년 그랑프리 1차 대회(210.03점)를 뛰어넘는 성적이다. 국내 대회 사상 처음 200점을 넘긴 영예도 함께 안았다.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을 최종 목표로 잡은 김연아에게는 이제 자신과 후배들의 올림픽 출전권까지 걸려 있는 세계선수권대회를 향해 도약하는 과제가 남았다. 20개월간의 긴 공백을 깨고 돌아온 김연아는 '진짜 복귀무대'인 3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아사다 마오(일본), 애슐리 와그너(미국),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 등 경쟁자들과 겨뤄야 한다.

여기에다 김연아는 후배들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부담감과도 싸워야 한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세계선수권대회 1~2위에 오르면 3장까지 올림픽 출전권을 부여하지만 3~10위에 들면 티켓은 2장으로 줄어든다. 11~24위에 오른 선수의 국가에는 1장만 주어진다.

이번 대회에서 올림픽 챔피언다운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과 안정감을 입증해 보인 김연아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팬들의 기대를 뛰어넘어 올림픽 2연패의 전망을 밝힐 것으로 기대된다.


박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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