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은 15일 발표한 ‘2016년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수출부진이 이어지고 소비회복도 어려워 내년 국내 경제성장률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의 올해 국내성장률 예상치는 2.6%다. 올해 메르스 충격에 따른 기저 효과가 내년에 나타나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성장 활력은 더 낮아진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수출은 세계교역 위축과 경쟁심화로 회복 모멘텀을 찾기 어려워 연간 2%대 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석유화학, 철강 등 소재부문은 세계적인 공급과잉이 지속되면서 단가하락과 수출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선산업도 수요 부진과 경쟁국과의 가격경쟁 심화로 전망이 밝지 않고 수출 비중이 높았던 산유국의 경기 하락으로 자동차 수출도 미진할 것으로 연구원은 내다봤다. 다만 반도체 분야는 수요확대와 기술적 경쟁 우위가 유지돼 증가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미진한 소비도 경기 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연구원은 전망했다.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임금상승 압력이 높지 않은 데다가 설상가상으로 고용 둔화에 따른 가계소득의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월간 취업자 증가 수는 올해 30만 명대에서 내년 20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대 초중반에 머물 것으로 연구원은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은 내년 달러당 평균 1,175원 수준의 약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외 불안에 따라 등락을 거듭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낮은 성장과 통화약세 탓에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은 올해 2만7,100달러에서 내년 2만7,000달러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고된 가운데 통화 당국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실물경기 지표들의 부진이 커지고 주요국 간의 통화절하 경쟁이 벌질 경우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정책금리의 추가인하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원은 또 세계경제의 저성장·저물가 기조는 내년에도 지속할 것으로 봤다. 미국은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겠지만 중국경제의 성장 저하가 예상된다며 저유가로 원자재 생산국가들도 어려운 경제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취약 신흥국들의 외환위기 리스크가 지속되면서 금융시장의 급변사태가 수시로 재연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연구원은 이런 이유로 올해와 내년 세계경제성장률이 3.2%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수석연구원은 “2016년에도 세계경제는 저성장·저물가 기조가 지속되고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세계교역 부진으로 우리 수출은 낮은 증가율에 그치고 소비 등 내수 성장 활력 역시 살아나기 어려워 국내경제는 2%대의 낮은 성장세에 머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