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산업계 파장] 결제통화 다변화등 대책부심

요즘 기업들의 불안감은 1년전 이라크 전쟁이 터지기 전에 버금갈 정도다. 환율과 유가 등 거시 지표가 요동치면서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수출에까지 빨간불이 켜지자 긴장의 수위가 날로 높아지는 모습이다. 곳곳에서 `내핍 경영`의 흔적도 엿보인다. 거시 지표중에서도 기업들이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역시 환율 동향이다. 삼성 구조조정본부의 한 임원은 “달러당 1,100원에 맞춰 경영계획을 짰다”면서도 “환율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A기업의 재무담당 임원은 “언제까지 정부가 붙들어 맬 수 있을 지 불안한 심정”이라며“결제통화 다변화 등 다양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고유가와 원자재값 상승도 기업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기업들은 특히 이들 지표가 `물가 상승→실질 구매력 감소→내수 침체 장기화`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가전 업체들은 현 추세가 이어지면 당장 다음달 완제품 가격을 추가 인상할 태세다. 철강과 자동차, 조선 등도 마찬가지다. 채산성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요 기업들은 이에 따라 허리띠를 졸라매기 시작했다. 환율 급변동 등에 대비해 현금을 최대한 비축하는 움직임이 역력하고, 기업별 구조조정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윤종용 부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다시 한번 불어넣고 있다. 저수익 자산의 정리작업도 빨라지고, 경비 절감 운동도 본격화하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거시지표와 총선 등 정치적 불안감마저 겹쳐 기업들의 몸사리기가 심해지고 있다”며 “모처럼 공격적 투자에 나설 계획이었던 기업들이 다시 소극적으로 돌아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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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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