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투경찰·공익요원은 '강제 노동자'

ILO 협약 저촉 "정부 관련법 정비 필요"

전투경찰, 의무경찰, 공익요원, 공중보건의 등이`강제 노동자'라면 믿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한국이 1991년 가입한 국제노동기구(ILO)의 기준과 국내 관련법이 규정하고 있는 내용으로 보면 엄연한 `강제 노동자'들이다. 5일 노동계에 따르면 한국은 ILO 가입이후 전체 협약 185개 중 20개만 비준하고있어 177개의 ILO 회원국의 평균 비준건수인 40개의 절반 수준이다. ILO가 회원국에 비준의 최우선 순위를 두고 있고, 비준여부와 무관하게 준수 의무가 주어지는 `기본협약'은 8개 중 4개만 비준하고 있다. 한국이 아직 비준하지 않은 기본 협약은 강제 노동 금지에 관한 제29호와 105호,결사의 자유에 관한 제87호와 제98호, 차별 금지에 관한 제100호와 제111호, 아동노동 금지에 관한 제138호와 제182호 등이다. 이 중 강제 노동금지에 관한 협약은 전쟁시 강제 노역 등을 제외하면 병역의무본래 목적외 다른 일을 금지하고 있어 ▲병역법(공익요원) ▲농어촌등 보건의료를위한 특별조치법(공중보건의) ▲전투경찰대설치법(전경) 등이 이에 저촉된다. 따라서 `신성한 병역의무'를 수행하고 있는 전경, 공익요원, 공중보건의 등은국제 기준으로 보면 강제 노동자로 간주돼 국가 이미지를 손상시킬 여지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지난달 ILO에 대표단을 보내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일제시대 강제 징용이 강제 노동 금지협약 위반이며 반드시 총회에서 다뤄져야 할 사안임을 호소했다. 한국 정부가 비준하지 않고 있는 ILO협약의 힘을 빌어 일본의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공익요원, 전의경, 공중보건의 등이 ILO 강제노동 금지 협약에 저촉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특수성이 있어 이를 단시간 내에 국제기준에 맞게 해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승욱 부산대 교수(법학)는 "우리의 ILO협약 비준건수는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치에도 못미치는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며 "ILO협약을 모두 비준할 필요는 없지만 기본협약에 반하는 국내 법체계에 대한 적극적인 정비에 나설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아울러 "협약 비준문제와 협약위반 책임문제는 다른 차원이긴 하지만대부분 회원국이 비준한 협약을 비준하지 않으면서 일본의 위반책임을 추궁하는 것은 대의명분이나 설득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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