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발렌시아는 필자가 선수로 몸담았던 고향팀이다. 상대는 올 시즌 1부 리그로 새롭게 올라온 팀. 승격팀은 발렌시아 같은 강팀을 만났을 때 몇 배로 더 열심히 뛰기 때문에 스페인에서는 이런 대진을 '함정 경기'라고 부른다. 특히 파코 에레라 셀타 비고 감독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본인이 원하는 포지션별 선수를 다 영입했다. 그중에서도 박주영의 임대는 오랫동안 공을 들인 만큼 기대도 큰 영입이다. 박주영은 소속팀에 합류하기 전 월드컵 최종예선 우즈베키스탄전에서 20분 정도를 소화했다. 눈에 띄는 활약은 없었지만 실전 투입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는 점만으로도 에레라 감독으로서는 만족스러울 것이다.
박주영은 셀타 비고에서 첫 경기도 치르기 전부터 감독과 동료들, 팬들에게 꽤 좋은 인상을 주고 있다. 셀타 비고의 기술위원장은 "박주영이 프랑스리그 AS모나코에서 뛰던 시절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지만 우리 팀이 1부 리그에 올라갈 때까지는 데리고 올 수 없는 형편이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박주영이 밝힌 첫 시즌 목표는 15골 이상을 넣겠다는 것. 당장 발렌시아전에서 스페인리그 데뷔전을 치를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에레라 감독은 박주영을 원정 선수단에 포함시켜 리그 분위기를 익히게는 해줄 것이다.
박주영이 가진 기량은 필자가 다시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들 알다시피 좋은 기술을 가졌고 골잡이 구실도 훌륭히 소화해왔다. 중요한 것은 박주영이라는 선수로 인해 한국과 한국선수에 대한 스페인리그의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박주영이 스페인 생활에 잘 적응해 스페인과 한국 축구팬들의 사랑을 동시에 받기를 기원한다. /페페 세레르(대교바르셀로나 축구학교 총감독ㆍ바르셀로나 유스팀 스카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