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가 가까워지자 집회가 열린 파산부 1호 법정 앞으로 1,000여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지금까지 집회 중 가장 많은 채권자가 참석한 셈이지만 동양 사태의 피해 규모가 2만8,000여명에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예상보다는 더 적은 수였다. 그러나 30분 남짓한 시간에 한꺼번에 인파가 몰린 탓에 상황을 정리하려는 법원 직원들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고 이 때문에 당초 예정보다 20분 늦게 집회가 시작됐다. 다행히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고 집회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심리를 맡은 파산6부 윤준 수석부장판사는 "참담한 마음으로 법원에 오신 것을 안다"는 말로 집회를 시작했다. 회생계획안의 요지가 발표된 후 채권자들의 질의응답과 의견표명이 이어졌다. 피해 사실에 대한 한탄을 토론하는 개인채권자도 있었다.
3시간가량 진행된 집회의 마지막은 회생계획안에 대한 찬반 투표로 진행됐다. 투표는 원래 참석자가 직접 찬반 여부를 표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수 채권자의 의견을 빠르게 집계하기 위해 최초로 광학용 문자 판독(OCR) 시스템을 도입해 20분 만에 집계를 끝냈다.
집계 결과 동양의 회생계획안은 회생담보권자의 95.3%, 무담보 채권자 69%의 동의를 얻어 가결됐고 파산6부는 이를 받아들여 인가 결정을 내렸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동양은 일반 개인 채권자의 원금과 이자는 55%는 출자 전환하고 45%는 2023년까지 7~25%씩 현금으로 변제된다. 계열사 등 특수관계자 채권은 90%는 면제하고 10%만 10년간 균등 분할해 현금 변제한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등이 보유한 주식은 전량 무상소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