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선물·옵션 만기가격 결정 3시서 낮 12시로 변경 추진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일과 분리·위탁증거금 규모도… "제2옵션쇼크 차단"<br>서울경제 '개선안' 단독 입수


한국거래소가 '제2의 옵션쇼크'를 막기 위해 선물ㆍ옵션 만기일의 파생상품 동시호가 결제 가격 결정 시간을 현행 주식시장 종료시점에서 낮 12시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현재 매달 두번째 주 목요일로 돼 있는 선물ㆍ옵션 만기일과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일을 분리해 시장의 변동성을 줄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28일 서울경제신문이 입수한 선물ㆍ옵션 만기제도 개선안에 따르면 거래소는 만기일 장 막판마다 외국인들이 선물ㆍ옵션을 이용해 시세조정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현행 주식시장 종가 기준으로 돼 있는 파생상품 동시호가 결제가격 결정방식을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거래소는 최종 결제가격을 ▦만기일 일정 시간 동안의 평균가격(홍콩 방식) ▦만기일 장중 특정 단일 가격시간(영국ㆍ독일 방식) ▦만기 다음날 지수구성종목 시초가(미국ㆍ일본 방식) 중 하나로 바꾸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중 가장 유력한 방안은 만기일 낮 12시 장중 가격으로 최종 결제시간으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선물ㆍ옵션 만기일 결제시간은 주식시장의 장 종료시점인 오후 3시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선물ㆍ옵션 만기일 증시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종가시간에 대한 연구용역을 맡겨놓은 상태인데 현재로선 당일 낮 12시가 가장 유력하다"며 "파생상품의 종가가 더 빨리 나오게 되면 선물이 현물을 흔드는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11월까지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제도 개선을 한다는 생각이다. 거래소는 또 현재 매달 둘째주 목요일로 정해져 있는 금통위 통화정책결정일과 선물ㆍ옵션 만기일 가운데 날짜 하나를 바꾸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대 변수가 같은 날 집중되면서 변동성이 커지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장 충격 완화 측면에서 날짜가 달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다"며 "최근 한국은행 측과 비공식적인 논의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이외에도 ▦만기일에 한해 1만 계약(개인 5,000계약)으로 제한하고 있는 파생상품 미결제약정수량의 변경 ▦위탁증거금 규모 변경 ▦수급완화장치인 프로그램 추가참여허용제도 요건 완화 ▦조건부 지정가 호가 프로그램매매 사전신고 대상 포함 ▦프로그램호가 체결내역 공시ㆍ사전공시제도 수정 ▦프로그램매매호가를 시장가로 제한 ▦금액이 적은 프로그램매매 호가만 종가단일시간에 사후 신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 ▦종가단일가시간 임의연장제도 요건 변경 ▦임의연장제도 발동 때 하락(상승)시 매수(매도)호가만 허용하는 방안 ▦파생상품 최근월물 종료시간을 단일가매매시간 없이 오후 2시50분에서 오후 3시로 변경 등 만기와 관련된 거의 모든 사항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선물ㆍ옵션 만기가 현물시장에 주는 충격을 최소한으로 줄이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거래소는 이 같은 내용의 제도개선 방안을 금융투자회사들에게 설명하고 의견수렴을 하고 있다. 이 같은 거래소의 제도개선안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다소 냉랭한 분위기다. 외국계자금이 파생상품거래를 통해 만기일마다 주식시장을 흔드는 것을 최종체결가격 산정 시간이나 날짜 변경 등 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외국인들의 만기일 물량공세를 방어할 만한 국내 기관의 힘을 기르는 것이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만기일 최종체결가격 산정 시간대를 어디에 둬도 외국인들은 그 시간대에 일부러 주가를 띄워 놓고 장 막판 차익실현을 충분히 할 수 있는데 거래소가 내놓은 방안이 효과가 있을지 의문스럽다"며 "오히려 제도를 자꾸 변경하면 외국인투자자들의 신뢰만 잃을 수 있는 데다가 현 시점에서 시장 안정성을 기르는 것은 국내 기관의 체력을 향상시키는 것 밖엔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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